[사설]사설학원 대체 교육서비스 확대해야

  • 입력 2009년 2월 7일 03시 00분


서울 자치구들이 주민을 위한 교육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도봉구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원어민 영어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관악구는 서울대와 함께 관악영재교육원을 설립해 중학생에게 과학 수학을 가르쳐 주고 있다. 이들 강의는 사설학원에 비해 훨씬 저렴한 수강료를 받으면서도 내용이 충실해 호응을 얻는다.

사교육비는 학생을 둔 가정의 큰 고민거리인데 경제난이 심해 더욱 그렇다. 경제사정을 감안하면 사교육비를 줄여야 맞지만 아이들의 장래가 걸린 일이라 쉽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수도권 520가구를 대상으로 1년 전과 최근 사이의 소비행태 변화를 조사한 결과 사교육비 지출을 줄였다는 가구는 2.3%에 그쳤다. 아직은 사교육비를 못 줄이고 있다는 얘기다. 수입이 감소한 가정은 그만큼 다른 지출을 잘라내는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사설학원을 대체할 교육서비스가 공공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제공된다면 상당한 보탬이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사교육 (필요)없는 학교’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학원이 밀집한 강남구 양천구 노원구에서 초중고교 9곳을 선정해 기존의 ‘방과 후 학교’를 대폭 강화함으로써 해당 학교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추후 이들 학교가 대학 진학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매우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학교는 날로 늘어나는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남의 일처럼 바라보고만 있어선 안 된다. 학교와 교사가 학업성취도 향상에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한국처럼 천연자원 빈국(貧國)일수록 불황기에 인재 양성과 학생 개개인의 진로 개척에 더 공을 들여야 국가 장래를 기약할 수 있다. 공교육이 그 중심이 돼야 한다.

부모들의 교육열이 남다른 우리나라에서 학원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하고 충실한 교육서비스를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 등이 제공한다면 그 자체가 긴요한 민생(民生)대책이자 실효성 높은 복지대책이다. 그동안 일부 지자체는 교육서비스 창출에 무관심하고 소홀했다. 지역마다 학력 격차가 큰 데도 학력이 낮은 지역에서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대체로 부족했다. 양질의 교육서비스야말로 지자체가 떠안아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공공 차원의 교육서비스가 내실 있게 전국으로 확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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