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하철에서 하루에 4명이나 숨지다니

  • 입력 2009년 2월 16일 02시 58분


주말인 14일 하루 동안 서울 지하철 선로에서 자살과 사고로 4명이 숨졌다. 특히 투신자살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사고현장으로 가던 70대 노인이 전동차에 치여 숨진 것은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다. 지하철 기관사와 사고 수습반 사이에 통신이 제대로 이루어졌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해당 노선을 관리하는 서울메트로가 지하철 이용환경의 변화에 맞춰 안전관리 체계를 발 빠르게 개선했다고 보기 어렵다. 서울 1∼4호선을 이용하는 승객 수는 하루 평균 395만 명에 이른다. 폭등한 기름값과 경기침체로 승객이 전년도에 비해 하루 3만 명 이상 늘었다. 이로 인해 하루 이용객 10만 명이 넘는 일부 환승역에선 플랫폼을 가득 채운 승객이 이리저리 위태롭게 밀려다니지만 안전요원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승객 가운데 행동이 기민하지 않은 65세 이상 노인 이용객도 급증하고 있다. 에스컬레이터나 플랫폼에서 노인과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취객들이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커진 만큼 안전관리 요원을 늘리고 폐쇄회로(CC)TV 감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안전문(스크린도어)은 자살 및 안전사고 예방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지만 설치 속도가 바뀐 환경을 못 따라가고 있다. 이번에 안전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2호선 시청역도 작년 5월 서울시 안전실태 조사 때 ‘안전문 설치가 시급하다’는 진단을 받은 곳이다. 1호선 시청역처럼 안전문이 설치됐더라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서울시는 사고 발생 다음 날인 15일 당초 일정을 1년 앞당겨 올해 말까지 청량리역을 제외한 모든 역의 승강장에 안전문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고 다음 날 바로 공사 스케줄을 1년 앞당길 수 있다면 왜 미리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안전하고 쾌적한 지하철이야말로 서울시민의 피부에 가장 먼저 와 닿는 시정(市政)이다.

▼바로잡습니다▼

16일자 A27면 ‘지하철에서 하루에 4명이나 숨지다니’ 제하의 사설에서 안전사고가 난 응봉역 구간은 서울메트로가 아니라 코레일 구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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