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美증시 100년사 돌아보면 현 약세장 종착역 보인다

  • 입력 2009년 2월 26일 02시 57분


며칠 전 모 증권사 리포트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JP모간,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주요 금융회사 4곳이 모두 파산해서 주식이 휴지가 된다 하더라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불과 ―300포인트에 불과하다는 재미있는 분석을 했다. 미국 금융주 주가가 하도 많이 떨어져서 지수 영향력이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실제로 4곳이 모두 파산하게 된다면 주식시장의 충격으로 다른 주식들이 동반 하락하게 될 것이므로 실제 증시 낙폭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가 될 것이다. 따라서 여전히 미국의 금융주는 세계 증시의 드라이버 역할을 할 것이다.

현재 미국의 은행은 준국유화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렇게 된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우선 주식시장 반응이 혼란스럽다. 은행 시스템의 준국유화 혹은 공적자금의 투입은 은행주 주가에는 부정적인 요소이다. 은행주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준국유화로 주가가 희석되거나 주식이 소각 처리될까 봐 일제히 팔아치우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유동성의 확대와 금융시스템의 안정으로 은행 대출 기능이 살아나고 신뢰성과 투명성이 회복되기 때문에 긍정적이다. 그런 점으로 볼 때 현 시점에서 미국 은행의 준국유화 조치는 시급히 추진되어야 한다. 준국유화로 인한 증시 악재 요인은 미국 내 은행주 투자자에게 단기 악재 요인이 될 뿐이다.

그나저나 이런 식으로 계속 간다면 세계 경기와 증시는 언제 반등할 수 있을까. 지금은 그동안 대표적인 증시반등 예고지표 역할을 해왔던 경기선행지수, 무역수지, 발틱운임지수(BDI)도 예측기능을 상실했다. 지금의 경기는 사이클적인 순환국면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에 따르면, 잘 대응하면 경기가 하반기에 회복할 수 있고 잘못 대응하면 장기침체에 들어간단다. 참으로 쉬운 전망이다.

그렇지만 잘 대응하기 위해서 미국 정부가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에 들어가는 것이고 그 결과 금융시스템이 정상화되어 경기방어가 된다면 올해 하반기 경기회복에 기대를 걸어도 되지 않을까.

지난 100년간 미국의 역사적인 약세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수준의 폭락장이 3번 있었고 14번의 일반적인 하락장이 있었다. 이들 약세장은 대공황 때를 제외하고는 평균 1년 6개월간 지속됐다. 18개월의 약세장 기간 중에서 초기 1년간 주가 하락률이 전체 하락의 3분의 1이었고 하락의 3분의 2는 후기 6개월간 일어났다.

대공황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 규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주식시장을 살펴보면 평균적인 약세장 패턴과 비슷한 형국이다. 2007년 하반기에서 2008년 상반기까지 1년간 현재까지 전체 하락의 3분의 1이 하락했고 2008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전체 하락의 3분의 2가 발생한 상태다.

현재의 약세장을 역사적인 평균치와 비교하면 약세장이 거의 마무리된 모습이다. 증시 반등의 날이 머지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박춘호 이토마토 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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