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글로벌 혁신 2위’ 한국경제 희망 있다

  • 입력 2009년 3월 12일 02시 59분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미국의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세계 110개국 기업 및 정부 혁신 성과를 분석해 최근 발표한 ‘글로벌 혁신지수’에서 한국이 싱가포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8위였고 일본은 9위였다. 세계 경제위기의 여파로 우울한 소식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혁신이론의 본고장인 미국 전문가들이 한국 민관(民官)의 혁신 성과를 인정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국내외 일각에서 나온 ‘한국경제 때리기’를 누그러뜨리는 효과도 기대된다.

BCG는 한국 기업이 활발한 혁신활동으로 신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에서 성과를 올린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세계 1위 제품 수량과 지속적인 수출 증가, 생산성 증대 부문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제(稅制) 혜택, 무역 정책, 교육 정책을 통한 정부의 혁신활동 지원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다른 선진국과 지수 격차가 크지 않으므로 자만할 일은 아니지만 해외에서 한국경제에 대해 이 정도로 높은 평가를 내린 적은 거의 없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듯 우리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지난해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 이후 확산된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내로라하는 간판 기업과 금융회사가 줄줄이 쓰러지는 태풍 속에서도 한국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은 상대적으로 잘 버티고 있다. 고용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실업률이나 해고 공포도 아직은 다른 나라들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정부 부문에서도 정권 교체 후 이런저런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으나 경제와 외교정책의 큰 흐름에서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번 세계 경제위기가 증폭된 것은 1차적으로 미국발(發) 금융자본주의의 파탄에 따른 금융 및 실물경제 침체에 기인한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적 불안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모든 경제주체가 과도하게 비관론에 휩싸여 위축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 마음먹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한국경제는 충분히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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