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신형 에쿠스라면…” 정몽구 회장의 자신감

신차발표회때 시종 싱글벙글

“2~3년내 세계적 명차 꼽힐것”

11일 현대자동차의 초대형 세단 ‘에쿠스’ 신차 발표회장에서 본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여느 때와 달랐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유럽, 미국, 제네바 등을 돌며 판매를 독려할 정도로 국내외 상황이 어렵지만 이날만큼은 밝고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정 회장은 평소 말수가 극히 적은 것으로 유명하지요. 하지만 이날은 공식 행사가 끝난 뒤에도 행사장에 마련된 뷔페식탁을 찾아 직접 접시에 음식을 담아 먹으며 참석자들과 대화를 하더군요. 몰려든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여유 있는 표정을 잃지 않았습니다. 오랜 꿈 하나를 이뤘다는 성취감과 자부심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1967년 출범한 현대차는 최근 몇 년 새 비약적인 발전을 했지만 해외 일각에는 여전히 ‘값싼 차’라는 이미지가 남아 있는 게 사실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정 회장에게 신형 ‘에쿠스’는 단순히 신차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 같습니다. 독자 개발한 에쿠스의 엔진이 세계 10대 엔진 중 하나로 뽑혔다는 사실도 자부심을 갖게 할 만한 것 같습니다.

세계적인 명차에 비해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에 대해 그는 주저하지 않고 “2, 3년이면 될 겁니다”라고 자신 있게 답하더군요.

이날 행사장 분위기도 정 회장 표정만큼이나 밝고 활기가 넘쳤습니다. 행사장으로 가는 길은 1시간 전부터 몰려든 차량으로 마비됐습니다. 신차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만큼 현대·기아차에 거는 국민의 기대가 크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겠지요.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재외 공관장 차를 모두 에쿠스로 교체해 달라”고 농담조로 요청했고, 한승수 총리는 “가격만 맞으면 바로 바꾸겠다”고 화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지요. 정치인, 기업인, 일반인 할 것 없이 참석자들은 자동차산업 역사가 일천한 한국에서 ‘명차(名車)’가 탄생한 것을 자기 일인 양 축하했지요.

하지만 그 자리에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인 정장선 의원을 제외하고는 야당 의원이 없었던 것은 모양이 좋지 않았습니다. 초청장을 보냈지만 오지 않았다네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과 격려를 함께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지금과 같은 총체적 경제위기 시에는 더욱 그렇지요. 여야를 따질 때가 아니니까요.

여하튼 국민적 기대 속에 ‘큰 꿈’ 하나를 이룬 현대차가 명차 메이커로 도약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조용우 산업부 기자 woogija@donga.com

▲동아일보 석동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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