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미혼이며 소득 높을수록 무계획한 소비 행태…‘화려한 매장 탓’ 통념 깨
■ 美 펜실베이니아대 교수팀 연구
유통업체들은 생활필수품을 진열대 맨 끝에 배치하고 계산대 바로 앞에 할인상품이나 건전지, 사탕 등 쉽게 구매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제품을 진열한다. 이렇게 제품을 진열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전에 계획하지 않은 소비, 즉 고객들의 ‘충동구매’를 유발하기 위해서다.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 유통회사들은 매장 진열을 바꾸면 얼마든지 충동구매를 유발할 수 있다고 믿어 왔다.
그러나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의 데이비드 벨 교수 연구팀은 매장 환경보다는 연령, 수입, 쇼핑 스타일 등 소비자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충동구매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젊고 미혼이며 소득이 높은 소비자가 평균보다 훨씬 높은 충동구매 성향을 갖고 있으며 나이가 많고 주말에 정기적으로 쇼핑하는 고객일수록 미리 계획한 물건만 구입했다.
이 연구팀은 “유통업체들이 매장 진열에만 지나치게 관심을 기울여서는 안 되며 충동구매 성향이 강한 고객집단을 선별해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여야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와튼스쿨이 발행하는 경영저널 ‘날리지앳와튼(Knowledge@Wharton)’에 소개된 벨 교수의 충동구매에 대한 최신 연구 성과는 동아비즈니스리뷰 30호(4월 1일자)에 자세히 실려 있다.
○ 매장 환경보다는 소비자 특성이 중요
마케팅 조사업체 인바이로셀의 최고경영자(CEO)인 파코 언더힐은 슈퍼마켓에서 엄청난 충동구매가 일어난다고 밝혔다. 그는 1999년 발간한 ‘쇼핑의 과학’이란 저서를 통해 “식료품 업계의 연구 결과 슈퍼마켓에서 벌어지는 구매 가운데 60∼70%는 계획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후 소매업체들은 통로의 맨 끝에 생활필수품을 전시하거나 계산대에 구매 충동을 자극하는 상품을 진열하는 등 매장 내 판촉 전략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나 벨 교수 연구팀은 네덜란드 소비자 2945명에 대한 연구를 통해 무계획적인 소비를 하는 고객의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연령이나 소득 수준 등 소비자의 특징이 매장 환경이나 분위기보다 충동구매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벨 교수는 “각 소비자가 처한 환경이 아니라 그 고객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충동구매 성향에 차이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기업이 매장 내에서 어떤 자극을 줄지 고민하고 있지만 우리는 인구 통계학적 특징이 충동구매로 직접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연구 결과 쇼핑객의 60% 정도는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나머지 40% 고객의 충동구매 건수는 한 번 쇼핑할 때 1인당 평균 3건 수준에 그쳤다. 물론 구매 품목 수가 많을수록 충동구매 가능성은 높아졌다. 하지만 충동구매에 나선 소비자는 예상과 달리 소수였으며 계획하지 않은 물품 구매 건수도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젊고 미혼이며 소득이 높은 성인의 충동구매 확률은 평균보다 45%나 높았다. 이와 함께 충동적으로 쇼핑에 나선 소비자가 계획하지 않은 물건을 구입할 확률은 평균보다 23% 높았다. 소비자가 매장까지 걸어가지 않고 차를 타고 갔을 때 충동구매에 나설 확률은 44%나 높아졌다.
반면 나이가 많은 사람이 가장인 가정과 대가족 구성원들은 충동구매 확률이 평균보다 각각 31%와 65% 낮은 수준을 보였다. 쇼핑을 하는 목적이 ‘즉시 필요하거나 잃어버린 물건을 사기 위한 것’이라고 응답한 소비자들의 충동구매 확률도 17%가 낮았다. 쇼핑의 목적 가운데 하나로 ‘신속성’이나 ‘효율성’을 언급한 고객이 계획하지 않은 소비를 할 확률은 평균보다 53%나 낮았다. 충동적으로 매장에 들르지 않고 정기적으로, 혹은 마음먹고 쇼핑을 하는 고객들의 충동구매 확률은 13% 낮았다. 이와 함께 점포를 여러 군데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살 때 두 번째와 세 번째 점포에서는 충동구매 확률이 9% 정도 낮았다.
○ 충동구매 성향 강한 소비자 유인해야
벨 교수의 연구 성과는 충동구매 촉진을 위해 유통업체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연구팀은 “유통 회사들이 기존 소비자를 대상으로 추가 조치를 취하거나, 충동구매를 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새로 끌어들이는 방법으로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매장 내 광고판을 교체하거나 판촉 건수를 확대하는 등 기존 소비자의 충동구매 유발을 위한 정책은 일정한 성과를 낼 수 있지만 충동구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새로 끌어들이는 것보다는 효과가 적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소매업체들은 현재 매장 내 마케팅 예산의 비중이 너무 높은 것은 아닌지, 예산 책정의 우선순위를 수정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 각각 다른 고객 집단이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각각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마케팅 담당자들이 고객 집단별 반응을 이해하고 이에 입각한 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벨 교수는 “소비자들의 충동구매 행태에 대해 더 알아보려면 소매업체들이 고객 충성도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며 “충동성과 낭비벽, 절약정신 등 개인의 심리적 성향까지 고려하면 충동구매 현상에 대한 폭넓은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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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30호(2009년 4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