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회 국수전… 순식간에 뒤바뀐 승패

  • 입력 2009년 3월 31일 02시 53분


지금 상황을 간단히 설명하면 흑은 ‘여유만만’이고 백은 ‘의욕상실’이다.

좌변 흑만 살면 승부 끝이다. 아마추어가 볼 땐 가슴 졸일 법하지만 이세돌 목진석 9단의 수준에선 어렵지 않다.

목 9단이 흑 39를 선수하고 41로 뚫고 나가자 이 9단의 입에서 가벼운 한숨이 나온다. ‘혹시나’ 하고 기대해 봤는데 ‘역시나’ 목 9단의 응수는 빈틈이 없다.

흑 45까지 이쪽 말의 수를 선수로 늘리고 흑 47로 붙여 가선 ‘끝’이라는 표현을 써도 이상할 게 없다. 목 9단이 흑 돌이 살아가는 수순을 훤히 내다보고 있다는 뜻이다.

백 50의 급소도 흑 51 앞에선 힘을 쓰지 못했고 이제 서로 서너 수씩 두어 흑이 두 집을 내면 백은 돌을 던질 것이다.

그런데 백 52로 나갈 때 흑 53을 보곤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목 9단이 참고도 흑 1로 사는 수를 보지 못했단 말인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두어온 수순은 다 뭐란 말인가. 백 58에 이르자 좌변 흑이 죽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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