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오케스트라는 한국과 아세안 11개국의 전통 악기를 바탕으로 아시아 국가의 문화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전 세계에 아시아 문화를 알리자는 한국의 제안으로 기획됐다. 처음 오케스트라 구상을 밝혔을 때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둔 사람은 결코 많지 않았다. 아시아 문화의 위상 강화와 상생에 어떤 기여를 할지에 이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월 워크숍 공연에서 11개국 60여 명의 연주자가 각기 다른 악기로 음악적 앙상블을 훌륭히 이뤄내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언어와 나라는 달라도 문화로 하나 되는 아시아가 먼 미래가 아니라는 생각에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아세안 오케스트라가 본격적으로 활동할 주 무대는 광주에 건립 중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다. 아시아 문화예술을 일상적으로 체험하고 새로운 창작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아시아의 정신과 문화를 담보하고 보이지 않는 가치와 아시아의 공존을 대변하는 신개념의 무형적 상생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 문화교류 네트워크 및 문화콘텐츠 구축의 핵심 거점으로 삼아야 한다. 이를 토대로 아세안(전통음악 오케스트라) 중앙아시아(신화·설화 문학) 아랍(영상) 남아시아(전통무용) 동북아(전통연희) 등 5개 권역별로 특성화된 ‘아시아 예술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한다. 2012년 개관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역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명박 대통령이 밝힌 ‘신아시아 구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21세기 신아시아 협력을 통한 문화교류 활성화와 아시아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현함으로써 아시아문화 주도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다. 한-아세안 오케스트라는 시작일 뿐이다. 각국이 갖는 문화적 특성과 차이를 인정하고 아시아 문화에 관한 진지한 고민을 통해 만들어낸 성공모델을 토대로 아시아 문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이병훈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