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담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중에 이뤄진 30분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다룬 의제의 깊이와 우호적 분위기에 비추어 정상회담으로서 하등 손색이 없다. 특히 조지 W 부시 정부 때 양국이 합의한 한미동맹 강화를 재확인하고, 국제사회의 최대 현안으로 닥친 북의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 긴밀한 공조를 약속함으로써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항간의 우려를 불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자 가장 위대한 친구 중 하나”라고 신뢰를 보냈다.
두 정상이 북의 미사일 발사를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으로 규정한 데다, 오바마 대통령이 “안보리 제재 결의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현실에 바탕을 둔 대응이다. 사전 저지는 못하더라도 강력한 사후 제재를 통해 북의 ‘나쁜 행동’에 본때를 보여주자는 전략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의 핵 보유와 미사일·핵 확산 프로그램을 수용할 수 없다”며 “북은 한미 간의 오랜 동맹 관계에 틈을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북의 통미봉남 전략이 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북은 어제 인민군 총참모부의 ‘중대 보도’를 통해 “사소한 요격 움직임에도 보복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하면서 로켓 발사장 인근에 전투기 비행대대를 이동 배치했다.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와 주변의 군사적 긴장도를 높이는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미 양국은 만약의 사태까지 염두에 두고 안보 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또한 궁극적으로 핵과 미사일 폐기를 위한 확고한 공조의 틀을 다져 나가야 한다.
두 정상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진전을 위해서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 문제를 진전시키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힌 것은 그동안 자동차 부문의 불평등을 이유로 부정적 시각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진일보한 것이다. 한미 FTA는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한미동맹의 공고화와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두 정상은 수사가 아니라 실천을 통해 이번 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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