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미디어를 교육에 활용하는 것이다. 미디어는 ‘세상을 보는 창’이다. 세계를 이해하는 데 미디어를 활용하는 교육이다. 여러 미디어 중에서 신문이 지닌 교육적 효과는 정평이 나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1930년대에 벌써 교육의 보조 자료로 활용됐다. 뉴욕 시의 사회 담당 교사들이 시사 교육에 활용하겠다며 뉴욕타임스에 정기적으로 신문을 배포해 달라고 요청해 ‘신문을 통한 교육’이 처음 이뤄졌다. 프랑스도 학교에서 신문 읽기를 실험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1991년 뉴욕대의 연구결과 학교에서 신문 읽기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다른 학생보다 학업성취도가 훨씬 뛰어났다. 학생들에게 독해력과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을 높여주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워준다는 연구보고서도 있다. TV를 보는 사람들은 시청시간이 길어질수록 화면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받아들이기만 하는 수동적 상태가 되는 반면에 신문은 읽을수록 사고 활동을 자극하는 데 따른 당연한 결과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활자 문화에서 이탈하는 현상이 갈수록 확대되자 신문 읽기 교육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허원제 의원의 제의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의 중고교 11만여 학급에 국고를 지원해 일간 신문을 배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향이 맞지만 전교조 교육의 폐단이 심각했던 터라 자칫 이념 편향 교사들에게 ‘멍석’을 깔아주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없지 않다. 세상을 보는 균형 잡힌 시각을 길러주기보다는 신문 읽기 교육을 핑계로 특정 성향의 신문을 전파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디어를 분별하는 인식을 길러주는 교육이 같이 가야 한다. 실제 집행에서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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