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7일 오전 10시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영화배우 김래원 씨(28·사진) 집 앞에 낯선 남자 3명이 나타났다. 이들은 초인종을 눌러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담을 넘어 집 안으로 들어갔다. 김 씨의 집에 설치된 사설 경비업체의 도난 방지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 이들이 이미 전날 김 씨 집에 들어가 전선을 끊어놓는 등 치밀한 준비를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무도 없는 집 안에서 닥치는 대로 훔쳤다. 김 씨 어머니가 지인에게 빌려줬다가 받은 1억 원짜리 수표 1장과 10만 원짜리 수표 267장 및 현금 400여만 원, 해외 명품 브랜드인 불가리 목걸이·반지·시계 등 총 1억5000여만 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방송사 시상식에서 받은 수상 메달까지 이들의 싹쓸이로 사라졌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인기척이 없는 단독주택만 골라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로 정모 씨(41)와 이모 씨(29) 등 2명을 구속하고 박모 씨(42)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김 씨 집 외에도 이들은 서울과 경기 지역의 부유층이 많이 사는 동네의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약 20회에 걸쳐 5000여만 원어치의 금품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