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고교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시험기간인지 학교를 일찍 파하고 교복 차림으로 무리 지어 걸어 나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초등학교와 파하는 시간이 겹쳐 버스정류장 앞 길거리는 인산인해였습니다. 그 사이로 젊은 여성이 걸어오는데 발목이 뒤틀려서 발등이 앞으로 향하지 않고 옆으로 휘어서 걷기가 무척 불편해 보였습니다. 여성이 혹시라도 부딪쳐 넘어질까 봐 보는 제가 다 걱정이 되는데 학생들이 그녀의 걸음걸이를 흉내 내면서 걸었습니다. 걸음걸이 흉내를 내며 재미있다고 큰소리를 내고 웃는 모습을 보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학생들을 타이르자 눈을 흘기면서 자기들끼리 좋지 않은 소리로 응수하더군요. 청소년의 잘못이 아니라 어른들이 무조건 공부, 공부 하면서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 원인이 아니었나 싶어 따스한 봄 햇살 아래 버스정류장에서 많은 생각을 한 하루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