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클리닉]냉각용 파이프 제조 하이드록스코리아

  • 입력 2009년 4월 10일 02시 55분


냉장고와 에어컨용 동파이프를 만드는 하이드록스코리아 생산현장. 하이드록스코리아 측은 “앞으로 종합 기계 회사로 성장 범위를 넓히겠다”고 설명했다. 사진 제공 하이드록스코리아
냉장고와 에어컨용 동파이프를 만드는 하이드록스코리아 생산현장. 하이드록스코리아 측은 “앞으로 종합 기계 회사로 성장 범위를 넓히겠다”고 설명했다. 사진 제공 하이드록스코리아
신규사업 추진 신중히 유망한 하나 ‘선택과 집중’

핵심인재 단속 단단히 안뺏기려면 파격적 대우를

최우림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 자문위원은 지난해 8월 경남 창원시의 냉각용 파이프 제조업체인 하이드록스 코리아를 처음 방문했다.

하이드록스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회사에서 생산하는 냉장고 및 에어컨용 동(銅)파이프를 납품하는 회사다. 1988년 창립해 지금은 연매출 24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최 위원은 “처음에는 동파이프 회사인 줄 알았는데 현장에서 보니 새로운 기계 사업을 많이 추진하고 있었다”며 “중소기업이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공통적인 문제가 하이드록스에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 신사업 추진해도 고려할 문제 많아

하이드록스가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자금이었다.’ 골프 헤드 세척기부터 마늘 껍질을 까는 기계까지 신사업을 위해 여러 종류의 제품을 개발하다 보니 연구비가 만만찮게 들어갔다. 하이드록스는 최 위원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대표의 사재(私財)까지 연구비로 투입하고 있었다.

자문은 재무제표를 정리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이제껏 하이드록스는 회계 장부상 연구개발 비용을 모두 경비 항목으로 처리했지만, 자문 이후부터 이를 ‘연구개발비’로 분류했다. 최 위원은 “단순 경비와 연구개발 비용은 다른데 이를 잘 모르는 중소기업이 의외로 많다”며 “향후 각종 세제혜택이나 정부 지원을 위해서라도 연구개발비는 회계상 꼭 연구개발 항목으로 분류하라”고 조언했다. 하이드록스는 이와 함께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하는 기술개발과제 활용사업에 참여해 연구개발비용을 줄이고 있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여러 가지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대신 가장 유망한 하나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이 회사는 종합 기계 생산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각종 연구에 매진하고 있었다.

중소기업협력센터의 자문 이후 하이드록스는 ‘유골사리화 기계’를 향후 주력제품으로 보고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 기계는 화장(火葬)을 끝낸 유골을 유골함에 넣는 대신 열을 가해 사리 형태로 만드는 기계다. 냄새나 곰팡이 등 기존 화장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박성수 대표는 “올해 2월에 특허를 받고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며 “앞으로 이 제품을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인력 관리는 필수

핵심인력 관리도 하이드록스가 개선해야 할 문제로 꼽혔다. 중소기업이 큰 어려움을 겪을 때가 애써 키운 기술자를 경쟁 업체에 빼앗기는 경우다. 최 위원은 “핵심 인재가 회사를 나갈 경우 사람 하나 나가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회사의 기술이 유출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미 두 번이나 그런 경우를 겪었다.

인력 관리를 위해 하이드록스는 두 종류로 기술을 나눴다. 향후 회사의 핵심이 될 만한 기술과 일반적인 생산 기술이다. 중소기업협력센터는 핵심 기술의 경우 정말 믿을 만한 사람을 다른 회사보다 좋은 조건으로 채용해 전수하고, 그 외에는 과감하게 아웃소싱을 단행하라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하이드록스는 지난해 공장장과 설계 이사를 새로 영입했다. 경력 20년이 넘는 베테랑을 다른 회사보다 좋은 조건으로 영입했다. 회사 비용은 늘었지만 핵심 인재 관리에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자문단의 생각이었다.

최 위원은 “결국 모든 사업의 성패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며 “중소기업이라도 핵심 인재에 대해서는 남들 이상의 투자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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