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4강 PO 2차전] 레더 ‘골밑 정복’삼성 반격의 1승

  • 입력 2009년 4월 10일 07시 45분


“1점 차든 20점 차든 지는 것은 똑같잖아요.”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였다. 9일 울산동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동부 프로미 남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 울산 모비스와 서울 삼성의 경기.

경기 전, 삼성 이정석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야구대표팀이 일본에게 콜드게임패 당한 뒤 김인식 감독이 했던 말을 인용했다. 삼성은 7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모비스에 62-81로 대패했다.

창원 LG와의 6강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3승1패로 마친 뒤, 삼성 이상민은 “사실, LG보다 모비스가 다소 쉽다”고 했다. 이 발언은 모비스 선수단을 똘똘 뭉치게 한 계기가 됐다. 이규섭은 “(1차전에서) 사실 다소 방심한 측면이 있었다”고 털어 놓은 뒤 “오늘은 정신무장부터 다르다”고 했다. 삼성 안준

호 감독도 “수사불패의 자세로 나서라”며 선수들을 다그쳤다.

결국, 삼성에게 패배는 보약이었다. 1차전에서 감기몸살로 부진하며 59경기 만에 한 자릿수 득점에 그친 ‘주포’ 테렌스 레더(32점·14리바운드)의 귀환이 승인이었다.

1쿼터 초반, 모비스 브라이언 던스턴에게 연거푸 블록 슛을 당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레더는 시간이 흐를수록 제 모습을 찾았다. 삼성도 점수차를 벌려가며 3쿼터 중반에는 20점차까지 앞섰다.

삼성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은 4쿼터 초반. 모비스는 던스턴의 연속득점으로 4쿼터 5분14초를 남기고 71-69까지 쫓겼다.

위기의 순간, 김동욱(15점)과 이정석(12점)의 3점포가 터졌다. 이어 레더가 6연속 득점을 올려 종료 1분39초를 남기고 점수차는 85-74까지 벌어졌다. 결국 삼성의 90-79승리. 김동욱은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모비스 함지훈(8점)을 꽁꽁 묶으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상민(8점)은 “여전히 LG보다는 모비스가 쉬운 상대”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1승1패로 평행선을 그은 양 팀은 11일 잠실에서 3차전을 벌인다.

울산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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