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이벤트기반 마케팅유용… 독립적인 혁신 전담조직 필요

  • 입력 2009년 4월 11일 02시 56분


■ 고객관리로 위기 넘으려면

불황기에는 고객을 중심으로 기업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 이 시기에 기업 간 경쟁력 차이가 극명해진다.

2008년 말 한 금융회사는 가격을 올리면서 서비스 수준도 2배로 높인 대체 상품을 내놓았다. 이 회사는 상류층 고객을 대상으로 수익성 향상을 꾀했으나 기대와 달리 시장점유율은 1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뒤늦게 시장조사를 해보니 고객들이 그 회사 상품을 구매했던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 저렴해서’였다. 고객으로부터 출발하지 않은, 회사의 일방적인 전략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보여 주는 사례다.

이런 일을 겪지 않으려면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출발해 자사의 핵심 고객군과 핵심 경쟁력을 재정의하고, 불필요한 상품이나 서비스는 과감히 정리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단기간에 핵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면 사업 모델을 바꾸거나 사업 철수까지 검토해야 한다.

○ 비용 절감 압박을 효율 향상 기회로

불황기에는 ‘어느 고객에게,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언제, 어떻게 제공할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이벤트 기반 마케팅’이 유용하다. 회사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 확보, 기존 고객 유지, 교차판매 증가와 같은 확실한 결과가 예상되는 이벤트가 의미 있다. 즉 ‘A 고객에게 B가 발생하면 C상품 및 서비스 제안을 D채널로 제시한다. 그 이유는 E이다’와 같은 가설을 만든 뒤 통계적 검증을 통해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를 뽑아내면 된다.

예를 들어 ‘최근 6개월간 바지만 구매한 고객에게 생일이 찾아왔다면 생일 7일 전에 셔츠 구매를 제안함으로써 구매 확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식으로 이벤트 기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여기서 ‘생일’이라는 이벤트와 ‘최근 6개월간 바지만 구매’라는 이벤트가 단독으로 발생한 고객은 큰 의미가 없다

이때 적시에 효과적 대응을 하기 위해 ‘대응 수준’을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 독립변수가 어느 수준 이상으로 증가(또는 감소)할 때 종속변수에 차별적인 영향을 준다면 독립변수가 그 수준에 이르렀을 때 대응해야 효과적이다.

고객의 제품이나 서비스 사용 감소율이 30%를 넘어가는 순간 해지율이 급속히 높아진다면 30%에 근접한 시점의 고객들에게 집중적으로 자원을 투자해 해지율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 혁신 전담 조직 구축

불황일수록 상품의 수명 주기가 짧아지므로 상품 개발 담당자들이 혁신적인 시도를 할 시간 여유가 줄어든다. 또 기업 전략의 초점이 수익성 확보와 리스크 관리에 맞춰지는 만큼 미래에 대비한 획기적 아이디어 생산은 위축된다.

해결책으로 기존 인력을 재배치해 ‘혁신센터’를 만들 수 있다. 혁신센터는 많은 기업이 채택하는 사업부별 상품 기획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모든 상품 및 서비스 영역을 포괄하는 통합 조직이어야 한다. 또 기존 상품개발부나 영업부서의 입김에서 벗어나 전사적 차원에서 기획 업무를 수행하도록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 즉 최고경영자(CEO) 직할로 편제해 혁신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는 게 좋다. 혁신센터가 성공하려면 혁신적 아이디어 창출에 시간과 자원을 집중 투자하면서 상품 및 서비스 개발의 가치 사슬 중 아이디어 발굴 및 신상품 콘셉트 개발 업무만 전담해야 한다.

이범진 AT커니 코리아 파트너

한인재 AT커니 코리아 컨설턴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