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 불의 사나이, 완쇼남, 뇌물현, 노구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건네받은 정황이 검찰수사에서 드러나자 정치권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신조어가 쏟아졌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박 회장에 대한 정관계 로비 수사를 거론하면서 “검은돈에 전 가족이 동원된 ‘노무현 게이트’”라며 “노 전 대통령은 옛날 미국 드라마 제목대로 ‘600만 불의 사나이’가 됐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이날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경한 법무부 장관에게 “‘완쇼남’이라는 말을 들어봤느냐. ‘완전 쇼하는 남자’라는 뜻”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쇼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이어 “일부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탄핵 때 쇼를 했듯이 그렇게 치고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다”면서 “검찰이 신중하고도 엄정히 처리해 위선자의 말로가 어떤 것인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연대 김을동 의원은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집권 내내 청렴함을 내세웠던 노 전 대통령도 결국 부패한 정치인과 다를 바 없었다”며 “부정부패를 저지른 정치권에 돌아가신 아버지 김두한 의원을 대신해 다시 한 번 오물이라도 끼얹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상에도 노 전 대통령의 이중성과 그의 지지자들을 풍자하는 신조어가 누리꾼들 사이에 오르내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을 패러디해 ‘뇌물현’, 평소 도덕적 청렴성을 강조하다 뒤늦게 본색이 드러냈다며 ‘노구라’라고 일컬었다. 또 지지자들이 노 전 대통령을 가리켜 ‘노짱’이라고 부르던 것을 빗대 ‘돈짱’,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변형시킨 ‘뇌사모’(뇌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표현도 나왔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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