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로 세계 교역이 격감하면서 수출 의존도가 큰 아시아 국가들이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이르는 싱가포르는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11.5%로 추락했다. 일본의 수출도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의 수출 감소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은 원화가치 약세에 따른 고(高)환율 효과에 힘입은 바 컸다. 앞으로 환율이 더 떨어져 가격경쟁력이 낮아질 경우에도 견뎌낼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가 단단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은 불황 속에서도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품질 및 기술경쟁력을 높여야 저(低)환율 시대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사업구조를 경쟁력 있게 재편하고 노사 고통분담을 통해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바꿔나가야 한다. 한국타이어는 선진국에서 수요가 줄어들자 아프리카 시장 신규개척에 나서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틈새시장 발굴을 통한 수출국 다변화 전략도 필요하다.
반도체 선박 철강 자동차 등 현재 주력 수출품목은 모두 몇십 년 전에 투자가 시작된 것들이다. 언제까지 ‘과거의 유산(遺産)’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한국경제의 새로운 먹을거리가 될 수 있는 신규 수출유망산업을 발굴하자면 기업과 정부가 손을 맞잡고 노력해야 한다.
한국은 GDP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70%로 선진국들보다 상당히 높다. 그러나 ‘싱가프로 쇼크’에서 보듯 어느 나라든 수출 일변도 경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얼어붙은 내수를 떠받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 국회심의와 집행을 서둘러 기존 내수시장을 부양하고 신규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특히 교육 의료 여행 유통 컨설팅 영화 등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높은 고급 서비스 산업의 육성이 시급하다. 고식적 발상에서 벗어나 과감한 규제완화와 경쟁촉진 정책을 도입한다면 내국인은 물론 해외로부터 사람과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쇼핑 영화 컨벤션 금융관련 시설이 함께 들어선 부산 해운대 우동의 ‘센텀시티’의 성공사례는 눈여겨볼 만하다. 센텀시티는 내국인은 물론 일본인과 중국인 관광객까지 대거 몰려들어 새 관광 명소가 됐고 지역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곳곳에서 제2, 제3의 센텀시티를 만들 수 있다면 서비스산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는 일도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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