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014년 국제수학자대회 ‘수학강국’ 발판 삼자

  • 입력 2009년 4월 22일 02시 57분


한국이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2014년 국제수학자대회(ICM 2014) 유치에 성공했다. 수학계의 경사이자 수학에 대한 관심을 사회 전체로 확산할 수 있는 좋은 계기다. 4년 주기로 열려 ‘수학올림픽’으로 불리는 이 대회는 전 세계 수학자 4000여 명이 참석하는 기초과학분야의 큰 잔치다. 개최국의 국가원수가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여하는 영예도 갖는다. 지난해 세계철학자대회 개최에 이어 국제수학자대회를 유치함으로써 학술분야에서 한국의 위상과 영향력이 높아지게 됐다.

수학자대회가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상과 지적 역량을 세계에 과시할 기회임에 틀림없으나 대회 개최국에 걸맞은 탄탄한 수학실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선 성찰이 필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06년 학업성취도 비교평가(PISA)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교 1학년 학생의 수학 실력은 평가 대상 57개국 중 3위로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일본이 필즈상 수상자를 3명이나 배출한 데 비해 우리는 아직 수상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학이 대학입시를 위한 수단으로만 취급되고 문제의 본질을 탐구하는 본연의 기능이 홀대받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수학은 알고 보면 현실 세계와 매우 밀접한 학문이다. 현대사회에서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증대될수록 수학의 효용은 커진다. 수학은 논리적 비판적 사고 능력을 함양하는 데 도움을 주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합리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컴퓨터가 발달하고 과학기술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를 맞아 수학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세계 최강이라는 평을 듣는 인도 엔지니어 군단의 힘이 수학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근래 우리나라도 수학자들의 논문 투고가 급증하면서 수학 실력이 급성장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국제수학연맹(IMU)이 매기는 수학경쟁력이 전체 5등급 중 우리처럼 빠른 기간에 2등급에서 4등급으로 뛰어오른 나라도 드물지만 더 분발해야 한다. 일본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기초과학 분야에 2700억 엔을 투입하는 계획을 지난주 발표했다. 수학과 같은 기초학문에서 일본이 앞으로 먹고살 수 있는 금맥(金脈)이 나올 것이란 인식에서다. 수학자대회가 더 빛날 수 있도록 수학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수학교육에 대한 투자도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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