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타이어 vs 출고용 타이어 연비비교

  • 입력 2009년 4월 22일 15시 00분


최근 자동차 타이어회사들이 앞 다퉈 친환경 타이어를 내놓고 있다. 친환경 타이어란 일반 타이어에 비해 마찰 및 회전저항이 낮아 연료비가 적게 들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감소해 지구온난화 방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한국타이어의 '앙프랑', 금호타이어 '엑스타 DX 에코', 브리지스톤타이어의 '에코피아' 등이 각 업체들이 자랑하는 친환경 타이어들. 실제로 이들 타이어는 연료 소모량이 적을까? 소비자가 피부로 느낄 정도일까? 이중 가장 최근 시판된 브리지스톤의 '에코피아 EP100'을 가져다 연료 소모량을 측정해 봤다.

테스트 차량은 르노삼성자동차 'SM5 LE' 모델로 출고용 타이어 새 제품을 끼웠다. 우선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 넣었다(사진). 이어 강북강변로→방화대교→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인천공항으로 주행했다. 입국장 앞을 쉬지 않고 돌아 다시 고속도로→방화대교→강북강변로→S오일 주유소로 돌아오는 115.8㎞(SM5 적산계 기준) 코스였다.

주유소에서 방화대교 까지는 시속 60~80㎞, 고속도로 상에서는 계기판 눈금상 시속 100㎞를 유지하면서 내비게이션상 GPS 속도가 93㎞로 떨어지면 가속페달을 살짝 밟고, 98㎞선까지 오르면 발을 떼는 방식으로 정속 주행했다.

돌아오는 길 강북강변로도 시속 70~80㎞로 주행한 뒤 주유소에 도착해 즉시 시동을 끄고 다시 기름을 가득 넣어봤다. 그 결과 115.8㎞를 주행하는 데 소모된 연료는 휘발유 7.558L. L당 주행거리는 약 15.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는 에코피아를 장착한 뒤 똑 같은 코스를 달렸다. 교통량이 늘어나 주유소에서 가양대교 까지 약 10㎞ 구간에서 시속 20~30㎞, 돌아오는 길에도 서강대교~마포대교 까지 약 2㎞ 구간에서 시속 20㎞ 정도로 주행했다. 에코피아를 장착한 상태에서 연료 소모량은 7.461L로 L당 주행거리가 약 15.5㎞인 것으로 나타났다. 악조건 속에서도 출고용 타이어 보다 L당 약 200m를 더 주행할 수 있었다. 만약 같은 교통상황이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실험 결과대로라면 연간 2만㎞를 주행했을 때 연료비(L당 1609원 기준)는 출고용 타이어의 경우 약 210만315원, 친환경 타이어는 약 207만3359원으로 약 2만7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조건이면 L당 600m를 더 주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업체 측 주장대로라면 연간 연료비 절감액은 약 7만9000원.

친환경 타이어의 짝당 가격이 일반 타이어보다 2만~3만 원 정도 높은 점을 감안하면, "지금 당장 타이어를 바꿔 연료 절감분으로 타이어 값을 벌충할 수 있다"는 타이어 업체의 주장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존 타이어의 수명이 다 했을 때 친환경 타이어로 갈아타고 2년 정도 주행하면 본전을 뽑고도 남을 것으로 보인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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