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TV출연 팔씨름 왕 ‘얼굴 팔린 탓’에 절도행각 들통

  • 입력 2009년 4월 23일 02시 58분


“얘 TV에도 나왔던 중학생 같은데요.”

폐쇄회로(CC)TV 화면을 출력한 전단을 본 한 고등학생의 말에 전북 익산경찰서 형사들의 귀가 번쩍 뜨였다. 9일 전북 익산시 동산동의 한 찜질방에서 현금 31만 원을 도난당하는 절도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당시 찜질방의 CCTV 화면에 담긴 남학생을 찾기 위해 익산지역의 중고등학생에 대한 탐문수사를 벌였다.

각 학교 앞에서 하교하는 학생들을 붙잡고 물어보던 형사들에게 “이 사람을 안다”는 진술이 쏟아졌다. 알고 보니 화면 속의 용의자는 익산지역에서 ‘팔씨름 왕’으로 유명한 이모 군(16)이었던 것. 이 군은 지난해 2월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씨름 선수 출신 연예인과의 팔씨름에서 이긴 바 있다. 덕분에 이 군의 고향인 익산에서는 이미 유명인사였다. 이 군의 인적사항을 파악한 경찰은 20일 이 군을 충남 논산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붙잡았다.

경찰조사 결과 이 군은 익산 찜질방 절도 외에도 친구 5명과 함께 3월 말부터 최근까지 익산, 대전, 경기 부천 등지의 찜질방과 빈집을 돌며 현금과 귀금속 등 1480만 원어치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경찰은 이 군 등 4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범행에 동참한 나머지 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익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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