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조직폭력배 50여 명이 한자리에….’
경쟁관계인 부산의 조폭 50여 명이 같은 법정에 설 예정이어서 검찰과 법원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최철환)는 4일 부산지역 도심 번화가인 서면 일대에서 폭력을 휘두른 혐의(범죄단체 구성 및 활동)로 기소된 ‘통합 서면파’ 조직원 23명과 ‘부전동파’ 조직원 34명 등 57명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부산지법이 문을 연 뒤 이렇게 많은 조폭이 한꺼번에 같은 법정에 서는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부전동파 행동대원 강모(37) 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하는 등 대부분의 피고인에게 징역 5년 이상을 구형했다.
검찰과 경찰 등 관계 기관은 혹시 발생할지 모를 폭력조직 간 법정소란과 충돌을 막기 위해 입체적인 경비 작전을 벌일 계획이다.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법정 주변에 형사들을 배치해 출입자를 검문하고 채증 장비를 준비했다. 부산구치소는 조직원들을 호송버스 5대에 나눠 태우고 교도관 100여 명을 배치한다. 법원도 조직원들이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선고를 동시에 하지 않고 따로 할 예정이다. 두 폭력조직은 지난해 7월 부산진구 초읍동 오락실에서 회칼과 쇠파이프로 집단난투극을 벌이는 등 서면 일대 유흥업소와 성인오락실 이권을 둘러싼 세력 확장 과정에서 잦은 충돌을 빚어 왔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