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업계의 지각변동이 긴박하게 돌아간다. 피아트가 미국 크라이슬러 인수에 이어 GM의 유럽사업부문인 오펠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어제 밝혀 세계를 놀라게 했다. 피아트는 자동차 부문을 분리한 뒤 GM 유럽사업부문과 크라이슬러를 합쳐 연산 600만∼700만 대 규모의 자동차 회사로 키우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수협상이 성사되면 세계 자동차 제조의 빅3는 도요타(일본) GM(미국) 포드(미국)에서 도요타 피아트(이탈리아) 폴크스바겐(독일)으로 바뀐다. 피아트는 세계 9위권에서 수직상승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보다도 생산 규모가 작았던 피아트가 구조조정 후 경쟁회사를 사들이는 동안 현대 기아 GM대우 쌍용 등 국내 자동차회사는 무엇을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은커녕 노조에 끌려 다니기만 했다. 자동차회사 경영진은 물론이고 사사건건 회사 방침에 반대한 노조 간부들의 잘못이 크다. 회사의 비상경영 돌입에 ‘조합원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파업으로 위협하고 생산 차종의 변경에도 반대했던 현대차 노조는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 살아남기 위해 지원부터 호소하는 쌍용자동차와 GM대우 노조는 말할 나위조차 없다.
세계 자동차시장은 경제위기로 지난해 7065만 대 수준이던 판매량이 올해 6000만 대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총 생산능력은 9400만 대에 이르러 30% 이상의 감산과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세계 자동차시장의 재편기에 신속히 구조조정을 마친 회사들은 경쟁회사를 인수해 자동차 강자(强者)로 등장하는 반면 구조조정을 게을리하는 기업은 경쟁기업의 먹이가 되는 약육강식의 전쟁이 치열하다. 우리 자동차 회사들은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