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대왕함의 다박솔호 구출은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에 대한 북한의 비인도적 처사와 비교된다. 북한은 개성공단 근무자 유 씨를 “체제를 비판하며 여성 종업원을 변질 타락시켜 탈북시키려고 책동했다”며 체포해 오늘로 38일째 억류하고 있다. 북은 우리 국민이 조사를 받게 되면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기로 한 남북합의를 짓밟고 접견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다. 북은 지난달 21일 남북당국 접촉에서도 유 씨 면담 요구를 거부했다. 억류 중인 미국 기자 2명에게는 스웨덴대사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견을 허용하면서도 정작 동포는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민족끼리’는 다 헛소리다. 북의 유 씨 장기 억류는 외국 민간 선박을 공격하는 해적질보다 나을 게 없다.
북은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부터 깨달아야 한다. 대만 상선도 올 1월 소말리아 해역을 통과하면서 중국 군함의 보호를 받았다. 대만은 적극적인 관계개선으로 중국에 화답했다. 북이 우리의 선의(善意)에 호응하면 중국과 대만 사이를 부러워할 필요 없는 남북관계를 만들 수 있다. 은혜를 모르는 집단으로 손가락질받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인도주의와 민족의 의미를 깨닫고 유 씨부터 돌려보내야 한다.
우리가 다박솔호를 구한 날 북한 외무성은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부에 대해 “이전(부시) 정부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고 비난했다. 로켓 발사, 6자 합의 파기 공언,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호언 등으로 막가며 오바마 정부를 탓하면 국제사회의 비웃음만 살 뿐이다. 북의 주장대로 조지 W 부시 정부와 오바마 정부의 대북 자세가 같다면 이는 북이 변화를 거부하기 때문이며, 북이 변해야 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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