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월 2일 ‘미디어 관계법안은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해 100일간 여론수렴 과정을 거친 후 6월 국회에서 표결처리’키로 합의한 바 있다. 별도의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논의하는 것 자체가 의회주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물러터진 한나라당을 상대로 민주당이 우격다짐해 관철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엔 다시 여론조사를 들먹이며 정부 여당의 원안 표결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지하겠다고 한다. 애초 표결 처리할 의사도 없으면서 시간을 끌기 위해 거짓합의로 대(對)국민 사기를 쳤단 말인가.
미디어 관계법안은 세계적 흐름에 맞추어 신문·방송 등 미디어 간 장벽을 없애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산업을 육성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콘텐츠와 정보통신을 융합한 신(新)산업에서 일자리 수만 개가 새로 생겨나면 젊은 인재들에게 꿈을 펴는 일터를 제공할 수 있다. 지난해 ‘광우병 PD수첩’이나 2004년 탄핵방송처럼 일방적인 편파 왜곡 보도를 쏟아내는 일부 공영방송의 여론 독과점 구조를 해체해 실질적인 여론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법안이다. 이를 놓고 ‘정권과 보수자본의 언론지배 음모’라고 공격하는 것은 야당과 일부 방송, 그리고 좌파세력이 10년간 배타적으로 누린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수구적 발버둥일 뿐이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합의 파기 노골화에 제대로 대응조차 못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누구 하나 적극적으로 나서 미디어 관계법안이 왜 지금 필요한지 국민에게 설명하려는 진지한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미디어 관계법안을 비롯해 비정규직 관련법과 각종 사회개혁법안의 6월 국회통과에 이명박 정권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월 국회의 법안 통과 여부는 경제 살리기와 선진일류 국가의 기초를 다지는 관건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 주요 법안의 싹을 틔우고 결실을 보기 위해 공을 들여야 한다. 손을 놓고 있다가 야당과 좌파연합 세력에 밀리고 내부에서 딴소리가 나와 주저앉는 일이 생긴다면 이 정권은 스스로 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