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카페]고추장 매출비법은 장맛보다 모델

  • 입력 2009년 5월 26일 02시 56분


해찬들-순창 스타선정 고심

모델따라 1등 엎치락뒤치락

고추장, 어떻게 고르시나요? 장맛이 으뜸이겠지요. 재료도 좋아야 하고요. 그런데 업계의 정설은 맛도 건강도 아닙니다. 모델이 좋아야 한답니다. 장맛도 장맛이지만 모델 이미지가 판매와 직결된다고 합니다. 요즘 고추장 광고가 톱스타들의 경연장이 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현재 고추장 시장은 CJ제일제당의 ‘해찬들’과 대상의 ‘순창’으로 양분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두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90%가 넘으니까요.

두 업체는 끊임없이 선두다툼을 벌여 왔습니다. 내놓는 모델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엎치락뒤치락해 왔죠. 1990년대 중반에는 순창이 점유율 35∼36%로 해찬들(32∼35%)을 앞섰습니다. 그러다 2000년부터 해찬들이 순창을 눌렀습니다. 당시 순창은 한복 차림의 탤런트 고두심 씨를 계속 앞세워 ‘전통의 깊은 맛’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해찬들은 메인 모델 최명길 씨를 신은경, 윤다훈, 윤해영 씨 등과 콤비를 이루게 해 톡톡 튀는 젊은 감각을 뽐냈습니다. 해찬들은 이어 ‘맛있게 맵다’는 카피로 2004년까지 5년간 시장 1위 자리를 고수했습니다.

그러다가 2005년 배우 차승원 씨의 등장으로 전세가 뒤집어졌습니다. 해외에서 느끼한 음식을 앞에 두고 매운 맛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며 ‘순창아∼’를 외치던 그의 광고를 보곤 해외여행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무릎을 친 겁니다. 당시 순창 고추장의 점유율은 46.2%까지 치솟았습니다. 그 인기는 회사 측에서도 “차승원 씨에게 고맙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2007년 초 순창의 모델이 바뀌었는데 공교롭게도 그때부터 바로 1위 자리는 다시 해찬들로 넘어갔습니다.

해찬들과 순창은 지금도 치열하게 1위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순창은 최근 원료를 ‘100% 국산 쌀’로 바꾸고 1위 탈환의 도전장을 냈습니다. 해찬들 역시 고추장 원료를 ‘100% 국내산’으로 바꿔 맞설 태세입니다. 양사 모델 역시 특급입니다. 이효리 씨(순창)가 ‘쌀로 만든 고추장, 착착’으로, 김혜수 씨(해찬들)가 ‘나? 요리하는 여자야’로 맞붙고 있습니다. 전통에서 젊음, 코믹에서 섹시스타의 이미지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고추장 광고 시장에서 이번에는 누가 승리할지 궁금합니다.

산업부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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