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중동 원정사] 만만한 UAE, 원정땐 암초 돌변

  • 입력 2009년 6월 2일 08시 04분


17번 원정경기 5승 7무 5패

두바이선 1승 1무 2패 열세

한국축구가 중동 원정길에 오를 때마다 ‘고난’이니, ‘지옥’이니 하는 수식어가 붙는다. 한국과는 다른 기후와 음식, 적응이 쉽지 않은 잔디에 홈 텃세까지 만만찮아 중동에서 치러지는 원정경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 그러나 월드컵이나 올림픽 예선, 아시안컵 등 주요 메이저 대회 때마다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넘어야만 하는 게 중동 국가들이다. 한국의 중동 원정사를 기록을 통해 분석해본다.

○승률 ↓ 무승부 ↑

한국은 지금까지 중동 지역에서 총 79차례 경기를 치러 37승25무17패를 기록 중이다. 승률(승×100+무×50/경기 수)은 62.6%%로 그다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상대를 중동 국가로 좁혀보면 조금 달라진다.

중동 원정에서 중동 국가들과는 50차례 싸워 19승18무13패. 승률이 56%%로 크게 떨어진다. 중동 국가를 제외하고는 29전 18승7무4패로 승률이 무려 74.1%%에 달한다. 기준을 달리해 월드컵 예선인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구분해보자.

한국은 중동 지역에서 모두 21차례 월드컵 예선을 치러 11승7무3패(승률 69%%)의 성적을 거뒀다. 이 가운데 최종예선은 12번 있었는데, 5승5무2패(승률 62.5%%)를 기록했다. 중동국가를 상대로는 월드컵 예선에서 15번 만나 6승7무2패(63.3%%). 이 중 최종예선에서 10번 맞닥뜨려 4승5무1패(65%%)의 성적표를 받았다. 승률은 6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지만 무승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고전했던 UAE 원정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과의 상대전적은 어떨까. 한국은 지금까지 UAE와 15번 만나 8승5무2패로 압도적인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동 국가 치고는 꽤 괜찮은 상대전적. 작년 10월 최종예선 2차전 홈경기에서도 UAE를 4-1로 대파하며 대표팀은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UAE 원정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은 UAE에서 17번 경기를 치러 5승7무5패를 거뒀다. 이 중 UAE를 상대로는 6번 싸워 2승2무2패로 호각세. 아부다비에서는 2번 싸워 1승1무로 우세지만 7일(한국시간) 2010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 경기가 벌어지는 두바이에서는 4번 만나 1승1무2패로 오히려 열세. UAE와는 단 한 번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을 치렀다.

1997년 11월, 98프랑스월드컵 예선전에서 UAE를 만나 3-1로 승리했는데 장소는 두바이가 아닌 아부다비였다. 두바이에서는 2006년 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전지훈련에서 0-1로 패한 게 가장 최근의 전적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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