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발은 알고 있다 내 몸 어디가 ‘빨간불’인지

  • 입력 2009년 6월 3일 02시 56분


2% 면적으로 몸 98%를 견디는 발!
발이 편안해야
온 몸이 편안합니다

발은 서글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에 무관심하거나 발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발길질 당하다’ ‘발에 차인다’처럼 발에 관한 말 중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더 많다. 발을 이렇게 홀대해도 되는 걸까.

일찍이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사람의 발을 가리켜 ‘인간 공학 상 최대의 걸작이자 최고의 예술품’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발의 구조와 기능만 봐도 알 수 있다.

인체는 약 206개의 뼈로 구성돼 있는데 그중 발에만 양쪽 합쳐 52개의 뼈가 있다. 몸 전체 뼈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이뿐만 아니라 발에는 몸에서 가장 굵고 강한 근육이 발달해 있다. 또 우리 몸 중에서 인대가 가장 많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쪽 발은 뼈 26개, 관절 33개, 근육 64개, 인대 56개로 이뤄져 있다.

근육은 발의 움직임 전반에 걸쳐 작용하며 인대는 격렬한 긴장과 비틀림을 견딘다. 또 발 관절들을 결합시켜 주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각 관절의 기능을 유지시켜 준다.

이뿐만 아니다. 발에는 수많은 혈관이 흐르고 있다. 이 때문에 발은 ‘제 2의 심장’으로 불린다. 심장이 혈액을 방출하면 혈액은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다 다시 심장으로 돌아온다. 매일 각각의 발을 통해 60∼100L의 혈액을 운반한다. 그러나 발은 심장에서 가장 멀기 때문에 이런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발에서부터 혈액순환 장애가 나타나고 붓기 시작한다. 발은 심장에서 보낸 혈액을 받아 다시 온몸으로 보내는 펌프 작용을 하는 셈이다. 실제 발은 1km를 걸을 때마다 12t의 압력으로 피를 심장으로 다시 뿜어준다.

발은 인간의 직립보행을 가능하게 하고 두 손을 자유롭게 해 인류문명을 시작하게 한 일등공신이다.

몸의 2%밖에 되지 않는 발바닥 면적이 나머지 98%를 지탱한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물체가 지구의 인력에 의해 지상에서 안정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3개의 각(角)이 필요하다. 그런데 사람은 다른 동물과 달리 두 다리로 곧게 서서 걸어 다닐 수 있으며 두 다리로 단숨에 100m를 달리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이는 발의 공이 아닐 수 없다. 발에 있는 많은 뼈, 힘줄, 신경세포는 몸의 주춧돌 역할을 하며 서 있을 때 넘어지지 않게 균형을 잡아준다. 또 충격을 흡수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복잡한 구조로 이뤄져 섬세한 기능까지 담당하는 발은 작은 고장으로도 몸 전체 건강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고대 중국 의학서적 ‘황제내경’에는 ‘모든 병은 발에서부터 시작되고, 피곤하면 발이 먼저 쇠약해지며, 건강을 유지하려면 발부터 보호하고, 발을 보호하면 늙지 않는다’고 적혀있다.

건강한 발을 유지하려면 △발에 통증이 없어야 하고 △발목과 발가락을 아래로 구부리는 근육의 힘과 위로 젖히는 근육의 힘이 같아 서로 균형을 잘 유지해야 하고 △발목과 발가락 관절을 움직일 때 아래위로 잘 구부러져야 하며 △서 있을 때는 세 지점, 즉 발 앞쪽의 엄지발가락 뿌리와 새끼발가락 뿌리, 뒤꿈치에서 체중을 지탱해야 하고 △발뒤꿈치가 중앙에 위치해야 하며, 안쪽으로 기울어지거나 바깥쪽으로 기울어지면 안 되고 △발가락의 모양이 곧고 바르게 놓여 있어야 하고, 구부러지는 변형이 있으면 안 된다.

발바닥 가운데 아치는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게 잘 형성돼 있어야 한다. 아치는 인간이 서 있거나 걷고 달릴 때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상당한 체중을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아치가 없으면 발은 충격을 흡수할 수 없고 이동 시 지렛대 기능도 할 수 없게 돼 발이 쉽게 피로해지고 걷는 기능에 장애를 일으킨다.

또 발에 굳은살, 티눈, 무좀 질환이 없어야 하고 발이 매끄럽고 따뜻하며 건강한 분홍빛을 띠어야 한다.

김응수 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소장은 “인체의 축소판인 발의 작은 변화는 신체 이상을 알려주는 민감한 센서이기도 한 만큼 발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발은 신체의 모든 부분과 연결되어 있다. 엄지발가락은 머리, 발 옆면은 어깨, 무릎, 둔부 등 신체 외부, 발 안쪽은 척추와 신경이 통한다. 김창우 정동병원 대표원장은 “발 건강은 곧 전신건강인 만큼 평소 스트레칭 지압 족욕으로 관리에 관심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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