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vs 사장님]사업알고 가게 여니 백전백승 아니겠어요?

  • 입력 2009년 6월 5일 02시 59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빨간모자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김광철 씨. 충분한 배달 인력을 두고 빠른 시간에 음식을 배달해 손님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빨간모자피자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빨간모자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김광철 씨. 충분한 배달 인력을 두고 빠른 시간에 음식을 배달해 손님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빨간모자피자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에서 캐릭터 멀티숍 ‘헬로키티’를 운영하는 최해경 씨. 적극적 홍보와 사은품 제공 등으로 단골을 모으며 창업 6개월 만에 월 매출 1800만 원 정도를 올리고 있다. 사진 제공 헬로키티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에서 캐릭터 멀티숍 ‘헬로키티’를 운영하는 최해경 씨. 적극적 홍보와 사은품 제공 등으로 단골을 모으며 창업 6개월 만에 월 매출 1800만 원 정도를 올리고 있다. 사진 제공 헬로키티
경험 살려 창업에 성공한 사례

《창업하려는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다면 그만큼 성공이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좋은 여건을 갖추고도 사업에 대한 무지로 실패하는 자영업 창업자도 많다. 직장에서의 경력을 창업과 연계하면 훨씬 수월하게 사업을 안정적인 궤도에 올릴 수 있다.》

■ 서울 청담동 ‘빨간모자피자’ 김광철 씨

김광철 씨(44)는 1999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빨간모자피자’를 창업해 지금까지 큰 어려움 없이 사업하고 있다. 창업하기 전 피자업계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사업에 도움이 됐다. 그는 창업 전 한 피자회사에서 7년 동안 구매 업무를 담당했다. 피자업계에 종사하면서 식자재 관리, 매장 관리, 서비스, 마케팅 등 전반적인 업무 지식을 쌓았고 이러다 보니 스스로 창업해서 성공해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창업을 결심하고 보니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 것인지가 고민이었다. 업계의 실정을 너무 잘 아는 만큼 본사 선택도 어려웠다. 10여 개 브랜드를 후보에 올려놓고 고민하다 결국 ‘빨간모자’를 선택했다. 선택의 첫 번째 이유는 식재료. 구매업무를 담당했던 그가 보기에도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브랜드여서 당시 한창 새로운 추세로 떠오르던 참살이(웰빙)와 방향이 맞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고객 재구매율이 높다는 점이었다.

피자 사업은 배달매출이 높아 마케팅비가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따라서 맛으로 승부를 걸어 재구매를 유발하지 못하면 판촉비가 더 들어갈 수밖에 없다. 김씨는 재구매율이 80%가 넘는 브랜드를 선택했다.

창업 자금이 넉넉하지 않아 배달전문점을 열기로 했다. 46m²(약 14평) 규모에 테이블이 없는 점포를 열었다. 점포 구입비 4000만 원, 설비 및 인테리어, 가맹비 등으로 6000만 원이 들어갔다. 현재 월 36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매출이 많은 달은 5000만 원까지 오르기도 한다. 김 씨는 처음부터 충분한 배달직원을 확보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평균 3, 4명의 배달 인력을 꾸준히 유지했다. 피자업계에서 일하면서 배달인력 부족으로 고객에게 제대로 응대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빠른 배달’과 ‘친절한 고객 응대’가 배달 피자 전문점이 성공하는 데 필요한 요소라고 판단했다.

홍보는 전단지와 우편을 병행하는데, 특히 우편 전단지의 홍보 효과가 높다. 김 씨는 “고객의 60% 이상이 20, 30대 여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세심한 배려가 묻어나는 우편 홍보물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경기 남양주 호평동 ‘헬로키티’ 최해경 씨

최해경 씨(31)는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에서 캐릭터 멀티숍 ‘헬로키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취급하는 품목은 5000여 가지. 유아·아동용품부터 팬시용품, 주방용품, 골프용품, 차량용품 등 상품 범위가 다양해 상품에 관한 사전 지식이 사업에 필수이다. 하지만 최 씨는 사업 초기부터 상품 파악에는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2005년부터 1년간 헬로키티 본사 물류센터에 근무했기 때문이다. 가맹점으로 나가는 물건의 입출고 업무를 담당하면서 상품에 관한 지식을 자연스럽게 익혔다.

2005년 10월 결혼한 최 씨는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직장을 떠났다. 가정생활과 육아에 충실하다 지난해 창업을 결심했다. 이전 경험을 살려보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마침 친정 가족들이 육아를 도와주기로 해서 마음 편하게 창업할 수 있었다. 저녁 시간에는 남동생이 가게를 봐주고 있다. 육아와 사업을 병행하기 위해 거주지인 남양주에 점포를 구하기로 했다. 남편과 함께 남양주시 일대를 돌며 시장조사를 했다. 본사에서 근무할 때 장사가 잘되던 가맹점과 비슷한 입지를 찾았다. 역에서 가까운 데다 대형마트까지 인근에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상가건물 1층에 43m²(약 13평)짜리 점포를 얻어 창업했다. 권리금 없이 보증금 3000만 원, 가맹비와 인테리어비, 초도 물품비를 합친 개설자금은 5400만 원이다.

적극적인 전단지, 현수막 홍보로 꾸준히 매장을 알렸다. 매장을 찾은 모든 어린이 고객에게 키티 풍선과 사탕을 무료로 나눠줬고 어린이날에는 본사에서 지원하는 사은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1000원짜리 상품도 정성껏 포장해주는 ‘엄마 같은 마음’도 어린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최 씨 스스로가 ‘키티 마니아’인 것도 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 그와 취미가 비슷한 젊은 주부들과 어울리며 그들을 단골로 확보했다.

최 씨는 “창업 6개월 만에 월 1800만 원가량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시댁과 친정, 남편의 도움으로 창업자금을 마련한 만큼 투자금 회수가 단기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1년 정도면 보증금을 제외한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 전문가 한마디

김광철 씨는 오랫동안 동종업계에서 근무해 원재료 관리와 마케팅은 물론 배달 사고와 같은 리스크 관리 요령까지 잘 알고 있었다. 시행착오를 덜 겪으면서 종업원들의 만족도를 높여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판매업은 수요가 많은 상품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 전면 배치하는 순발력이 필요하다. 재빠르게 구매 패턴을 파악해 인기 있는 상품을 들여놓아야 성공 확률이 높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 최해경 씨의 풍부한 상품 지식이 이런 점에서 도움이 됐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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