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 기업이 가장 쉽게 개선을 시도할 수 있는 분야는 바로 비용 혁신이다. 이때 원가 비중이 높은 부재료비와 전력비 등을 집중 절감해야 한다. 특히 부재료비는 생산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므로 부재료 사용량을 줄이거나, 가격이 싼 다른 재료로 대체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제강 생산 시 순도 99%의 비철금속을 사용하던 A사는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마지노선인 순도 95%의 비철금속을 사용하면서 생산비를 대폭 줄였다.
에너지 비용도 줄일 여지가 많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해야 편리하게 일할 수 있는 생산 근로자들이 에너지를 낭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퍼니스(Furnace·화로)는 중공업, 철강 산업 등에서 가열 및 열처리 과정에 쓰이는 설비로 밀폐 공간 안에 연료와 공기를 함께 투입한 후 불을 붙여 작동시킨다. 이때 퍼니스 내부로 유입되는 공기의 양이 연소에 필요한 양보다 많으면 공기 유입 속도가 너무 빨라져 연료가 낭비된다. 무턱대고 연료를 많이 투입해도 열 전달에 필요한 화염이 차지하는 공간이 줄어 연소효율이 떨어진다. 중공업 분야의 B사는 퍼니스 안에 부착된 버너의 불꽃을 조절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무려 25%의 연료비를 절감했다.
포장 재료도 원가 절감 대상이다. 화학업체 C사는 저장 공간 부족으로 창고 바깥에 보관했던 일부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플라스틱 필름 재질의 덮개를 사용했다. C사는 덮개의 재활용률을 높인다는 이유로 두꺼운 필름을 사용했지만 실제 재활용률은 10%에 불과했다. 플라스틱 필름 자재의 두께와 파손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최적 두께의 필름을 사용하자 재료비가 10% 줄었다. 필름 재활용률도 훨씬 높아졌다.
작업 처리에도 혁신의 여지가 많다. 동물용 배합사료를 제조하는 D사는 안전상의 이유로 곡물 원재료와 식이성 첨가제를 1시간 동안 섞는 방식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컨설팅 결과 배합 속도를 조금만 높이면 45분간 혼합해도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D사가 배합 시간을 15분 줄이자 생산효율성이 25% 높아졌다.
공업용 다이아몬드 제조업체 F사는 산출물 혁신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이아몬드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온도조절법을 조금만 바꾸면 전력 이상으로 발생하는 불량품 생산을 낮출 수 있음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품질 손실 예방을 통해 F사는 40억 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생산혁신법은 현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그 때문에 내부 인력의 자발적인 개선 활동을 유도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전문가에게 해결책을 의뢰하는 일도 필요하다. 운전 경력 20년의 운전자라도 자동차가 고장 나면 차량 정비사를 찾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강석원 네오플럭스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