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과 쌀국수의 간극 깨치니 대박”
인천 구월동 ‘호아센’ 이종수 씨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서 베트남쌀국수전문점 ‘호아센’을 운영하고 있는 이종수 씨(64)는 창업 이후 ‘건설업과 외식업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몸으로 체득한 뒤 비로소 안착할 수 있었다. 창업 5년이 지난 현재는 월평균 6000만∼6500만 원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창업 초기에는 시행착오를 거쳤다.
한 건설회사 임원으로 근무하던 그는 2002년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퇴직했다. 잠시 휴식기를 갖고 싶다는 생각에 다른 건설사의 입사 제의도 뿌리쳤다. 휴식을 끝내고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2004년 초. 그때 베트남쌀국수전문점에 대해 알게 됐다. 당시 서울에는 베트남쌀국수전문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던 시절이었지만 인천에는 많지 않았던 것. 지역 특성상 ‘블루오션’이라고 판단한 이 씨는 현재의 브랜드로 창업을 결심하고 2004년 10월 문을 열었다.
건설업계의 ‘상명하달식’ 명령 체계에 익숙했던 그는 20대 종업원들도 그렇게 관리했다. 그러자 한 달을 못 버티고 그만두는 종업원이 속출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직원이 수시로 바뀌다 보니 서비스와 음식의 질도 떨어졌다. 창업 초기 월 매출은 4000만 원이 채 되지 않았다.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 역시 ‘건설업계식 홍보전략’이었다. 월 홍보비용으로 200만∼300만 원을 책정해 건설사에서 일할 때처럼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였다. 인천 전 지역을 대상으로 일간지에 전단지를 끼워 넣었다. 백화점과 카드 제휴를 맺기도 했고 영화표에 매장 전화번호를 넣기도 했다. 메뉴 할인 이벤트도 적극적으로 벌였다. 이 전략이 맞아떨어져 매출이 현재 수준으로 올라갔다.
이 씨는 “2년 정도 직원을 관리하면서 건설업과 음식점 경영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건설회사 정규직 직원들보다 음식점 아르바이트 종업원의 소속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고려하지 못한 결과였다. 그는 “이전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곧 사업 초기 실패했던 점장 체제를 다시 시행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존심 버리기가 왜 그리 힘들던지”
서울 광흥창역 ‘채선당’ 조대우 씨
넉넉한 은퇴 자금을 마련해 두었던 터라 2, 3년간 휴식할 계획이었지만 쉬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다시 일자리를 구할 생각을 하게 됐다. 취업과 창업을 두고 갈등하다가 ‘60이 넘은 나이에 이력서를 쓴다는 것이 어색해’ 창업을 결정했다.
창업을 결심한 2007년 9월부터는 자신에게 맞는 업종을 찾아 나섰다. 처음부터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염두에 뒀다. 30년간 직장생활만 했던 조 씨가 운영하기에는 프랜차이즈가 맞겠다고 판단해 10곳 이상의 사업설명회를 쫓아다닌 끝에 현재의 샤부샤부 전문점으로 마음을 굳혔다. 그는 “음식이 저렴하면서도 맛이 좋았고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매출이 낮은 음식점 자리를 싼 권리금으로 얻을 수 있었다. 매장 주변보다 강 건너 여의도에서 차를 타고 와서 식사하는 고객이 많다는 점에 주목해 자동차 20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주차 시설도 갖췄다. 회사 생활 동안 모아 두었던 1억7000만 원과 집 담보 대출 1억3000만 원으로 창업 자금을 마련했다.
창업 초기에는 당혹스러운 일도 많았다. 조 씨는 “20대 초반의 여성 손님이 젓가락으로 식기를 툭툭 치면서 명령조로 반찬을 더 달라고 할 때는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자존심을 굽히지 못해 욕설이 오가는 싸움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직장인 마인드를 버리지 못하면 좋은 고객까지 매장을 찾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았다. 태도를 바꾸니 자연스럽게 매출이 올라갔다.
조 씨는 여전히 “종업원 관리가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토로했다. 2, 3개월마다 직원들이 그만두는 통에 고민이 컸다. 직원이 자주 바뀌어 빈자리를 메우다 보니 관리와 마케팅만 담당하려던 초기 계획과 달리 주방과 홀 서빙도 능수능란해졌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가 영업시간. 조 씨는 “준비 시간을 포함해 12시간 동안 매장을 지켜야 하는 만큼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 전문가 한마디
이종수 씨와 조대우 씨는 과감한 도전으로 새로운 인생을 펼쳐나간 사례다. 사업 경험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본사를 선택한 것이 성공의 첫걸음이다. 두 사람 모두 자기와의 싸움에서 성공함으로써 창업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이 씨와 조 씨는 사업 초기만 해도 직장생활을 할 때 누렸던 직위와 습관을 버리지 못했지만, 끊임없는 노력 끝에 고객을 대접하는 마인드를 갖게 됐고 종업원까지 이해하고 포용하게 됐다. 직장생활에서 쌓은 추진력과 관리 경험은 경영에 플러스로 작용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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