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30회 세계아마바둑대회…포석의 상상력

  • 입력 2009년 6월 23일 02시 58분


포석에서 한 수의 가치를 계량화하기 힘들다. 포석을 이끌어갈 때는 아무래도 계산보다 상상력의 비중이 더 높아진다. 순간마다 달라지는 상황에서 멋진 그림을 그려내는 능력은 후천적 노력보다는 선천적 능력에 좌우된다.

예강팅 7단은 흑 49 때 잠시 고민에 빠졌다. 현재 흑은 상변 세력을, 백은 좌변 세력을 키우고 있다. 두 세력의 경계선은 50의 곳. 하지만 예 7단은 그곳에 두는 것이 밋밋하게 느껴진다. 좋은 곳이지만 이후의 행마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예 7단은 공을 백에 넘기고 흑 49를 택해 실리를 확보한다.

예 7단은 백 50을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흑 51로 뛰어든다. 그는 이 삭감으로 백도 크게 내세울 것이 없다고 여긴다. 하지만 흑 59까지 서로 세력을 깬 건 마찬가지인데 좌변 흑은 곤마인 반면 백의 모든 돌은 튼튼하다. 김승준 9단은 흑 49 대신 참고도 흑 1을 제시한다. 흑 5까지로 좌변 백 진을 삭감하면 흑 세력은 별 타격 없이 지킬 수 있다. 멋진 그림이다. 백 60의 특공 침투는 예상된 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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