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증시에서 큰 폭의 조정이 왔다. 그러나 조정의 원인은 “세계은행(World Bank)이 올해 경제전망치를 하향했다”는 전혀 예상치 않은 것이었다. 기존의 불확실성 요인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출구전략(유동성 환수)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대규모 국채 매각으로 시장금리가 급등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그렇다면 기존 걱정에 이번 악재까지 겹쳤으니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인가? 세계은행이 보는 경기전망이 더 어두워진 것일까? 그렇지 않다.
첫째, 2009년 전망치를 낮추었지만 이는 하반기 전망을 낮춘 것이라기보다 1분기 성장률이 지난번 전망치보다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1분기 실적치를 적용한 올해 전망치가 크게 낮아진 결과가 된 것이다. 2010년 전망치는 거의 변동이 없다는 것도 이것을 뒷받침한다. 올해 전망치가 하향 수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전망치가 변함없다면 경기회복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는 것이 아닌가?
둘째, 선진국의 전망치가 낮아진 반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의 전망치는 상향됐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성장동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투자자들은 그것을 알아차리고 시장은 그것을 반영하게 될 것이다.
그건 그렇고 도대체 세계은행의 경제전망치가 그렇게 신뢰성이 높았던가? 투자자들은 2007년 세계 경제가 붕괴 직전에 있는데도 경제전망치를 사흘이 멀다 하고 상향 조정하던 기억을 벌써 잊었는가. 경기보다 좀 더 앞서가던 증시는 어쨌든 울고 싶었고 조정의 빌미를 찾고 있었다. 주식시장과 상품시장은 일단 조정에 들어갔고 급등하던 국채 금리는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달러도 강세로 전환했다. 과거 경험에 따르면 여름 약세장의 초기 현상이다.
박춘호 주식투자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