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그제 부산에서 일부 야당 및 좌파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범국민 시국대회’를 연 데 이어 내달 5일엔 대전, 11일엔 서울에서 릴레이 시국대회를 개최한다. 민주당 이종걸 김재균 의원은 다른 야당 의원 3명과 함께 27일 오전 서울광장에 들어가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였다. 당국이 불허한 ‘4대강 죽이기 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의 불법 집회에 ‘멍석’을 깔아주려는 것이었다. 국회라는 ‘공론의 장(場)’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사회적 갈등을 풀어가야 할 공당(公黨)이 길거리를 전전하면서 반(反)정부 성격의 시위에 앞장서거나 이를 부추기면서 사회갈등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의원총회에서 22주년을 맞은 6·29선언을 언급한 뒤 “1987년 당시와 지금은 공통점이 있다”면서 “제2의 6·29선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대표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지금의 시국을 정통성이 결여된 군부독재정권 때의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몰아가는 시대착오적 언설에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자신들의 일탈 행위를 합리화하려는 구실일 뿐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민과의 소통과 민생정치를 주문하면서도 정작 이 대통령의 중도(中道)강화론과 ‘서민 행보’에 대해서는 “이미지 조작이며 이벤트 정치”라고 깎아내리는 자기모순을 드러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민주당의 발목잡기로 국회는 물론이고 정상적인 국정 운영까지 앞으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민생 살리기나 국가의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벽돌 쌓기에는 별 관심도 없고 무능력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에, 현란한 수사(修辭)와 어깃장으로 국가 운영을 방해하는 데는 괴력에 가까운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의정(議政)은 아예 포기한 듯하다. 이런 야당에 휘둘리고 있는 대한민국이 걱정스럽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