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와 김승현이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양측 모두 ‘네 탓’만 외치기는 어렵다. 오리온스는 김승현을 ‘먹튀’로 여긴다고 하더라도 계약 조건은 이행하는 게 맞다. 만약 털어버리려 했다면 2007년 KBL 이사회의 자정 결의에 따라 진작 했어야 했다. 다른 구단은 어떤 형식으로든 뒷돈을 정리했다. 5월에는 KBL에 선수들의 종합소득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김승현 역시 거듭된 부진으로 팀 성적이 바닥을 헤매고 두 명의 감독이 연이어 시즌 도중 경질된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 경기에 출전 못할 정도로 허리가 아프다면서 여가생활을 즐긴 것은 공인으로서 문제가 있다.
프로 출범 후 뒷돈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는데도 솜방망이 징계 수준에 그치거나 ‘제3자’라며 뒷짐을 졌던 KBL의 어정쩡한 태도도 사태를 키웠다.
김승현이 연봉 6억 원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KBL은 이사회에서 제재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승현은 옷을 벗을 각오로 법정 공방을 벌일 수 있다. 오리온스와 김승현이 막판에 모종의 타협을 본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야 나겠지만 그 앙금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 같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