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흑이 손을 빼고 참고도 흑 1로 실리를 챙기면 백 2, 4가 이어진다. 백 8까지 상변 흑이 고립돼 곤란하다. 따라서 흑 9, 11의 보강이 불가피하고 백 12, 14마저 선수로 처리하면서 쉽게 무너지지 않을 우세를 확립했다.
그러나 김 3단도 박영훈 9단을 꺾는다는 사실에 긴장할 것일까. 흑 21 때 백 22로 물러난 것이 추위를 탄 수. 백 22로는 23의 곳에 두어 흑 두 점을 잡아야 했다. 김 3단은 22를 두지 않았을 때 흑이 이곳을 이어 중앙 백을 잡으러 오는 수를 꺼린 듯하지만 중앙 백은 쉽게 잡히지 않는다. 실전은 흑이 23, 25로 백 석 점을 잡아 꽤 차이가 좁혀진 형국이다. 집으로 따지면 두 집 남짓하다.
김 3단은 추격을 허용하긴 했으나 굳이 모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 계산은 틀리지 않았다. 종반을 앞둔 지금, 두 집은 거의 극복하기 어려운 차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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