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성영]사학진흥법 제정 늦출 수 없다

  • 입력 2009년 7월 18일 03시 00분


최근 국회 대강당에서 사학법 폐지 및 사학진흥법 제정을 촉구하는 정책 세미나가 있었다. 이 캠페인을 주도하는 국민운동본부와 한나라당 6인의 교육전문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는 세찬 폭우를 무릅쓰고 전국에서 모여든 2000여 명 교육관계자의 열기로 가득했다. 발제자들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지난 정권의 최대 악법인 사학법을 즉각 폐기하고 대체입법을 마련하는 일은 교육 발전을 위한 시대적 요구다. 정권이 바뀐 지 2년이 됐지만 이명박 정부와 여당은 대선공약을 이행할 의지가 없어 보이고 야당은 결사 저지하니 사학계는 비상한 자구책을 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정권이 바뀐 오늘에도 여전히 이 문제에 골몰해야 하는 현실을 개탄하면서 사학법의 즉각적인 폐지와 대체입법을 강력히 요구한다.

첫째, 현행 사학법은 교육논리가 아닌 정치논리의 산물이므로 폐기돼야 한다. 주지하듯이 이 법은 1963년 군사정권에 의해 제정될 당시부터 정치권력이 사학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됐다. 특히 지난 10년간의 두 정권이 교육을 정치이념화 하기 위해 개정을 시도했으므로 이 법을 두고는 순수 교육논리에 의한 민주교육은 불가능하다.

둘째, 현행 사학법은 교육의 현장을 불신과 감시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므로 즉각 폐기돼야 한다. 이른바 개방형 이사제나 임시이사제, 그리고 학교운영위원회(대학평의회)의 월권은 비리 척결이라는 미명하에 교육현장을 교육자와 피교육자 간에 불신하고 감시토록 하는 사회주의적 발상의 반교육적인 독소조항이다. 수많은 위헌 요소가 담긴 사학법으로 어떻게 사제지간에 존경과 신뢰가 교감하는 전인교육을 할 수 있겠는가.

셋째, 현행 사학법으로는 자율과 창의의 새 시대 교육을 실현할 수 없으므로 즉각 폐기돼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이 평준화로 함축되는 타율과 관치에 길들여진 지 한 세대를 경과했다. 자율과 창의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 슬로건은 일류국가 실현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교육강국 정책이다. 현 정부의 교육방향과 역주행을 하는 문제의 사학법을 과감히 폐지하고 이 땅의 절대다수를 점하는 사립학교가 능동적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하도록 적극적인 진흥책을 펴야 한다.

넷째, 현행 사학법은 선진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후진국형 사전규제법이므로 즉각 폐기돼야 한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처럼 사립학교법을 유지하는 나라는 일본과 대만, 그리고 중국 정도로 극히 제한적이다. 선진국은 사학의 육성을 적극 지원하는 진흥법으로 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사학의 비리는 사전규제적인 사학법 없이도 실정법으로 얼마든지 감시, 척결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지배적인 판단이다.

김성영 사학법폐지 및 사학진흥법제정 국민운동본부 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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