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북한 지배층과 외국인 관광객 앞에선 웃지만 속으로는 피눈물을 흘릴 것이다. 그런 사정을 알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능라도 5·1경기장을 찾아 공연을 보고 기립박수를 보냈다. 2005년에는 7500명의 남한 국민이 1박 2일에 1100달러, 2박 3일에 1500달러씩 주고 아리랑 공연을 관람했다. 청소년을 공연기계로 만들어 독재자를 우상화하고 외화벌이 도구로 내모는 북의 행태에 힘을 실어주는 어처구니없는 짓이었다.
이번에도 아리랑 공연 관람으로 북한의 인권유린을 방조하는 잘못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1990년대 중반 스포츠 용품업체 나이키는 파키스탄의 어린이를 동원해 축구공을 만든다는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양식 있는 여러 나라 국민이 불매운동을 벌여 나이키를 굴복시켰다. 북한의 어린이 인권 침해는 축구공 제조에 어린이를 동원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나이키 사례를 교훈 삼아 우리가 앞장서서 아리랑 공연 관람에 반대하는 캠페인이라도 시작할 때가 왔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남한 방송 프로그램 가운데 실직자 노숙자 등의 어려운 삶을 담은 장면만 편집해 ‘위기의 남조선 비참한 민생’이라는 방송을 내보냈다. 북한 주민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남한에 대한 동경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소가 웃을 노릇이다. 누가 누구에게 비참하다고 하는가. 북한 정권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다. 우리는 그로 인해 고통 받는 북한 주민과 어린이를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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