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조경엽]“한번 늘리면 줄이기 힘든데 성장압박 복지지출 신중해야”

  • 입력 2009년 8월 5일 02시 56분


글로벌 경기침체로 양극화와 소득불평등도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현상은 1998년 외환위기와 2003년 신용카드 대란 때도 경험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한 지난 정부의 정책은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지출 확대로 요약된다. 지난 10년간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지출이 연평균 13%씩 증가하였고, 특히 노무현 정부에서는 5년간 연평균 20%라는 경이적인 속도로 증가했다. 이런 증가에도 불구하고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도는 오히려 악화됐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 분야는 기초생활급여, 기초노령연금, 장애수당 등과 같은 의무적 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한 번 늘리면 줄이기가 매우 어렵다. 게다가 우리 사회의 고령화 속도를 고려하면 사회복지 지출에 대한 재정수요는 앞으로 더 빠르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사회복지에 대한 재정수요의 증가는 조세 및 사회보험료 부담률의 인상을 초래하고, 이는 성장을 압박해 세입기반이 약화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성장이 둔화되고 일자리 창출이 부진하게 되면 사회복지의 지속 가능성은 크게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고 저소득층의 고통은 더욱 커질 것이다. 따라서 소득 양극화, 서민생활 안정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가장 기본적이고 전략적인 변수는 결국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글로벌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나타나는 실업과 양극화 문제도 성장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물론 소외계층을 위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임무 중 하나다.

노인, 장애인 등 근로 무능력자를 보살피고 함께 살아갈 터전을 마련하는 데 드는 비용은 우리가 함께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임에 틀림이 없다. 그동안 양적 증가에 치우쳐 제구실을 못했던 각종 사회복지제도의 질적 내실화를 꾀하고 전달체계를 개선함으로써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계층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단기적인 인기영합을 위한 사회복지 지출은 결코 서민생활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지난 10년간의 경험이다. 지난 정부의 정책을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한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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