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99까지 좌변에서 흘러나온 흑 대마가 모양을 갖추며 안정 단계에 접어들었다. 백은 계속 흑의 약점을 건드려보지만 흑 105까지 확실하게 연결해 더는 여지가 없다. 이제 공터로 남은 곳은 좌변 백 진. 흑 대마가 사실상 살았기 때문에 이젠 집으로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 백 110, 112는 최대한 버틴 수. 흑이 대마 사활을 염려해 물러서면 이득을 취할 수 있다. 최원용 6단은 10분을 생각하더니 주저없이 흑 117까지 몰고 나간다. 백이 곤란한 모양이다.
백 118은 박정환 4단이 고심 끝에 내놓은 수. 물론 함정이 있다. 흑이 참고도 1, 3으로 욕심을 내면 백 8까지 흑 대마가 걸려든다. 그러나 흑 119로 단수치고 121로 이은 게 침착한 응수. 백 122 때 흑 123으로 넘어 흑 대마가 완벽하게 연결됐다.
결국 좌변 백 진에서 백은 거의 집을 내지 못했다. 게다가 좌상에서 중앙으로 이어지는 백 대마도 주변 흑이 두꺼워져 생사가 불투명하다. 백은 이 대마를 보강할 여유가 없다. 백은 126으로 반상 최대의 끝내기를 차지하며 집 차지에 나섰지만 갈 길이 멀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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