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민선]‘쿨맵시’로 녹색생활 첫 단추를

  • 입력 2009년 8월 22일 02시 58분


기후변화 문제는 세계적으로 가장 급박한 과제임에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국가 과학 산업기술 측면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안이 개발되고 있지만 생활 속에 친환경적 삶을 정착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가정 상업 수송 등 생활과 밀접한 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발생률이 국가 배출량의 43%를 차지한다고 한다. 녹색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투자가 있어야 하지만 녹색생활은 누구라도 실천할 수 있다.

의생활에서 변화를 찾는 것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실제로 넥타이를 매지 않은 캐주얼 차림만으로 체감온도를 1∼2도 낮춰 연간 160만 t에서 290만 t의 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키고, 연간 3000억 원가량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낼 수 있다.

6월 환경부와 의류업계, 시민단체가 ‘쿨맵시’라는 기후적응형 복장 캠페인을 선포해 범국민 실천운동으로 추진하기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 쿨맵시는 여름철 비즈니스 웨어로 냉방 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를 줄이며 건강도 증진하는 친환경 패션이다.

쿨맵시 캠페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산업 라이프스타일 문화의 측면에서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 산업적으로는 고기능 냉감성 소재와 이를 활용한 디자인 개발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라이프스타일 측면에서는 에어컨 등 현대 과학의 이기에 의존했던 몸의 자생기능을 되살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불편함을 참고 더운 환경에 몸을 의식적으로 노출함으로써 더위에 대응하는 생리 기능을 향상시키고 결과적으로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

가장 변하기 어려운 부분은 문화다. 새로운 형태의 복장에 대한 정서적 수용의 문제가 캠페인 확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의복을 포함하는 문화는 자연환경과 불가분의 관계다. 인위적이고 과장된 아름다움보다는 우리 몸이라는 자연을 재발견하고 자연환경과 어우러지게 표현하는 것이 이 시대에 맞는 아름다움일 것이다. 쿨맵시 의복이 갖는 간소한 형태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표현함으로써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격식을 갖추는 것도 어렵지 않다.

이민선 상명대 자연과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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