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둔화 대비 내수 확대해야
문제는 빠른 회복세가 3분기(7∼9월) 이후에도 이어질지에 있다. 대부분의 전망기관은 2분기와 같은 수출 주도의 빠른 회복세가 하반기 이후에는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주요 선진국의 2분기 중 빠른 회복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되기 어려운 데다 원화가치 절하, 금리 인하, 재정 확대 등 경기확대 정책의 효과가 갈수록 약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비관론자들은 세계경제의 불균형 지속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세계경제가 더블딥 침체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빠른 성장세를 이어나갈지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1차적으로 언제 연 4% 수준의 위기 이전 추세 성장을 이룰지에 관심을 둬야 하고, 2차적으로는 언제 연 4% 수준 이상 성장함으로써 경제가 위기 이전으로 돌아갈지에 관심을 둬야 한다. 설사 내년 이후 연 4% 수준의 성장을 보여도 이명박 정부 5년간 평균 성장률은 연 2.5% 수준에 그치고 심각한 일자리 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경제회복이 시작되는 3분기 이후가 경제를 위기 이전으로 돌릴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진짜 중요한 시기라고 하겠다.
정부는 내년 연 4% 수준 성장을 목표로 한다. 남보다 먼저 위기 이전 추세 성장을 회복하고 이후 더 높은 성장을 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에서 OECD 성장 상위국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내수를 확대해야 한다. 2분기에는 수출이 큰 폭의 증가로 돌아선 데다 설비투자와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큰 폭의 증가로 전환된 가운데 서비스업의 성장세도 확대됐다. 따라서 향후 수출증가세가 둔화돼도 설비투자와 소비 등 내수를 살려서 서비스업의 성장세를 확대하는 것이 성장의 요체라고 하겠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경험은 외환보유액의 중요성을 다시 알려주었다. 외환보유액을 늘리려면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해야 하지만 내수를 억제하면서까지 외환보유액을 늘릴 필요는 없다.
한편 경기회복에 따른 물가 및 자산가격 불안을 우려하여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하는데, 출구전략을 과도하게 거시경제적 긴축정책으로 일관하기보다는 미시경제적 구조조정 정책을 통하여 시장의 신뢰를 쌓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 정책 중 일반적으로 노동시장과 정부부문의 구조조정이 미흡하다고 평가되며,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성장률 급락으로 새롭게 발생한 금융과 기업 부실을 조기에 처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미 우리 경제는 노동 자본 등 요소투입 증가보다는 생산성 및 경제 효율 증가로 성장하는 경제로 변모하는 중이므로 경제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 및 경제제도를 선진화해야 한다.
구조조정 위주 출구전략 필요
마지막으로 국제공조 문제를 들 수 있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거대 경상수지 흑자문제 등 세계경제의 불균형으로 발생했다. 위기에서 조기 탈출하려면 세계경제의 균형적 회복에 협력하고 외환시장 불안을 막기 위한 통화스와프 확대 등 선진국의 협조를 얻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주요 20개국(G20)의 일원으로 우리 경제 문제를 세계경제 속에서 이해하고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을 증진할 필요가 있다.
박원암 홍익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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