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중 수교 17년, 그날과 오늘의 격세지감

  • 입력 2009년 8월 24일 02시 50분


한국과 중국이 1992년 국교를 수립한 지 오늘로 17년이 됐다. 길지 않은 기간에 양국은 서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교역 및 투자 상대로 자리 잡았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고, 한국은 중국의 네 번째 무역파트너가 됐다.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1861억 달러로 수교 당시의 36배에 이르렀고 상호투자액은 432억 달러로 94배가 됐다. 인적 교류도 급증했다. 2008년 현재 중국 내의 한국인 유학생이 5만7500여 명, 한국 내의 중국인 유학생이 4만4700여 명으로 체류 유학생의 국적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17년 전 중국은 덩치만 클 뿐 세계무대에서 경제적으로는 변방국가 취급을 받았지만 지금은 미국과 나란히 G2로 불릴 만큼 성장했다. 중국이 글로벌 무대에서 미국과 협력을 강화할지, 경쟁과 갈등을 확대할지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도 미국 일본을 능가할 정도가 됐다. 우리에게 중국은 넘어야 할 산인 동시에 활용해야 할 대상이다. 양국은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선언했지만 북핵문제에서 중국은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북에 급변사태가 왔을 때 중국이 우리의 민족적 관점을 이해하고 건설적 협조를 해줄지도 불투명하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해 중국의 웹사이트에서는 대한(對韓) 혐오감을 조장하는 거짓 선동이 떠다녔다. 양국 간에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대중이 이런 무책임한 선동에 휩쓸리는 일을 막을 수 있다. 검토 단계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여느 나라와의 협정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상호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외교 안보 에너지 지역통합 등 다양한 전략적 요소들도 함께 고려해 양국관계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전통적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과 윈윈하는 길도 찾아야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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