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달곤]IT 강국서 ‘녹색 호랑이’로

  • 입력 2009년 8월 31일 02시 57분


유엔환경계획(UNEP)의 아힘 슈타이너 사무총장은 최근 “한국이 세계 최초의 ‘녹색 호랑이’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UNEP가 20일 발표한 ‘한국의 녹색성장 정책 중간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세계 최초로 국가 성장 패러다임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변환시키는 시도를 해 국제사회에서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한 다음의 일이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은 G8 확대정상회의 등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대형 국제무대에서 항상 주목과 선망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그린 코리아 전략’은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디딘 프로젝트이기에 실천 여부가 더 중요하고, 넘어야 할 고비가 절대 적지 않다. 정말로 세계 최초의 ‘녹색 호랑이’가 되려면 총력을 기울여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한국이 ‘녹색 호랑이’로 인정받는다면 두 번이나 역할 모델(role model)로 주목받는 영광을 누린다. 한국은 이미 정보통신기술(ICT) 선도국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금 수많은 개발도상국은 한국이 어떻게 해서 오늘날의 정보통신 강국이 됐는지를 연구하며, 뒤따르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행정안전부가 실시하는 개도국 정보화전문가 초청연수 사업(KoIL·Korea IT Learning Program)에 참여하는 외국의 수많은 공무원과 전문가는 한국에 와서 한결같이 “정말로 이 모든 걸 지난 20여 년 동안 다 이룩했냐”며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가 녹색성장의 모범을 개척하면 우리 후손은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한 한국의 국가브랜드에 무한한 자부심을 가질 것이다.

이와 관련해 8월 31일(현지 시간)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는 두 건의 중요한 행사가 열린다. 첫째는 ‘아프리카 디지털 기회포럼(DOF)’ 개최다. DOF는 앞서 말한 개도국 정보화전문가 초청연수 졸업생들 모임으로 8월 말 현재 2600여 명의 졸업생(아프리카 DOF 157명)을 배출했는데, 이들은 DOF에서 하나의 가족을 이루며 친한 또는 지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모로코 DOF에는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정보통신 관련 장차관 등 20여 개국 전문가 100여 명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삼성SDS, LG CNS, SK C&C, KT 등이 참여해 IT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를 구축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두 번째는 한-모로코 인터넷 플라자라고 이름지은 정보접근센터 개소식이다. 우리 정부는 이미 18개 개도국에 정보접근센터를 구축해 주었다. 아프리카 국가는 이번이 6번째다. 이 센터는 한국 ICT 홍보의 장이자 개도국 정보화 인력양성의 요람이다.

정부는 앞으로 DOF와 개도국 정보접근센터를 한국 녹색성장 공유의 허브로 만들고자 한다. 그렇게 해서 기후 변화와 저탄소 시대라는 인류 문명의 대전환기에 ICT 기반의 새로운 에너지와 환경 정책의 성공적 실용화를 지향하는 동시에,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이나 홍수, 태풍 등과 같은 재난 방지의 선도적 사례를 국제 사회와 공유하는 데 힘쓸 것이다.

개방과 공유라는 웹 2.0의 정신은 녹색성장 시대에 더욱 가치를 발한다. 경제와 환경을 동시에 살리는 우리의 ‘그린 뉴딜’은 한국의 ICT 국제 공헌을 통해 개방과 공유의 날개를 달고, 새로운 리더십 창출을 ‘녹색의 포효’로 세계에 알릴 것이다. 분단과 전쟁을 극복하고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이 정보통신에 이어 녹색성장 분야에서도 국제사회에 새로운 모델을 만들 것을 확신한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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