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29는 프로기사 기보에선 잘 볼 수 없는 특이한 수지만 공감할 수 있는 수. 좌변은 흑의 머리가 나와 있어 가치가 크지 않기 때문에 백을 두텁게 해줘도 상관없다는 게 강유택 3단의 판단이다.
백 34로는 참고 1도 백 1로 느는 것이 온건하지만 흑 2로 한 번 더 밀려 후수를 잡게 되는 것이 싫다.
흑이 35부터 41까지 둔 것은 좋은 수순. 백이 달리 반발할 길이 없다.
흑 43, 45, 47도 모두 실리에 민감한 수.
국면은 점점 흑 실리, 백 세력의 구도로 가고 있다. 강 3단은 처음부터 흑을 잡을 경우 이 구도를 선택하고자 한 것 같다. 이 구도의 장점은 안정성이다. 일단 실리를 많이 확보하면 향후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신용(세력)으로 사업하는 것보단 현금(실리)을 갖고 사업하는 것이 위험도가 더 낮다. 물론 현금만 많다고 좋은 건 아니다. 적절한 수준의 현금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는 것이 어려운 과제다.
그러나 흑 55가 너무 실리를 밝혔다. 이제는 실리보단 백 세력을 무력화시켜야 할 시점이었다. 참고 2도 흑 1이 평범하면서도 좋은 수. 흑이 이 수를 놓치자 백은 56으로 중앙을 틀어막을 수 있게 됐다. 중앙에 백 세력이 눈처럼 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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