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유명 축제로는 브라질의 리우 삼바 축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카니발,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도 빼놓을 수 없다. 토마토 축제는 1944년 토마토 가격 대폭락으로 분노한 농민들이 정치인들에게 토마토를 집어 던진 것이 축제로 발전했다. 아시아에서는 악조건의 기후를 역발상으로 이용한 일본의 삿포로 ‘눈꽃 축제’와 몽골의 ‘나담 축제’, 태국의 ‘송크란 축제’ 등이 유명하다. 세계적인 도시 축제는 도시 이미지는 물론 국가브랜드와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
▷국내에서도 지방자치단체들이 주최하는 다양한 축제가 1년 내내 이어진다. 축제 개시 10년 만인 올해 4월 24일부터 17일 동안 유료 입장객 53만 명을 기록한 전남 함평 ‘나비 축제’, 20년 만에 국제적 명성을 얻은 강원 춘천의 ‘마임 축제’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1999년 영국 여왕의 방문으로 유명해진 ‘안동 탈춤 페스티벌’도 인기를 끈다. 하지만 콘텐츠와 주민 참여 부족으로 ‘무늬만 축제’인 경우도 적지 않다.
▷축제의 계절 가을이 왔지만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 때문에 각종 축제가 타격을 받고 있다. 정부는 최근 연인원 1000명 이상 참가하고 이틀 이상 계속되는 지자체 축제를 원칙적으로 취소하도록 했다. 777건의 지자체 축제 가운데 이미 167건이 취소 또는 연기됐고, 65건은 규모가 축소됐다. 인천세계도시축전은 행사장 출입구에 전신 살균 소독장치를 가동하면서 신종 플루 감염을 막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관람객 수가 목표를 밑돌고 있다. 차제에 세금만 낭비하는 유명무실한 축제들이 걸러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