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이 중앙 백 진을 돌파했지만 100% 확실하게 연결돼 있지 않다. 백 16 때 흑 17, 19도 괜히 멋 부린 수. 그냥 20의 자리에 둬 이어갔으면 뒷맛이 개운했을 것이다. 흑 25까지 연결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백 22에 선수를 당해 흑의 중앙 연결이 더욱 허술해졌다. 흑은 바쁘다. 계속 중앙 백 집을 줄여나가는 것이 급선무인데 이 와중에 백 30처럼 알토란 같은 끝내기를 빼앗겼다.
백 34가 놓이자 아까 백 22와 호응해 당장 ‘가’의 단점이 눈에 들어온다. 그렇다고 그냥 공배를 두어 연결하는 것은 죽기보다 싫은 노릇. 흑 35로 변화구를 던져 백의 응수를 묻는다. 백이 응수하면 흑이 선수를 뽑는 수가 있다.
그러나 김 초단도 눈치가 빠르다. 흑의 의중을 간파한 그는 중앙에서 손을 빼고 백 36, 반상 최대의 자리를 차지한다. 흑이 맥 풀리는 순간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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