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이 신종플루 예방?

  • 입력 2009년 9월 21일 02시 56분


열 많은 체질, 비만-아토피 부작용
“면역력 증가 도움” 잘못된 인식도

홍삼이 면역력을 증강시켜 신종 인플루엔자를 예방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홍삼을 찾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홍삼 복용을 피해야 될 아이들도 상당수 홍삼을 복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아전문 네트워크 아이누리 한의원이 9월 1∼10일 한의원을 찾은 어린이 환자 264명을 대상으로 홍삼의 오남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121명(45.8%)이 홍삼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0일 밝혔다. 또 121명 어린이의 체질을 진단한 결과 63%인 76명이 몸에 열이 많아서 홍삼을 복용하면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에게 홍삼을 복용시킨 121명의 부모는 건강유지(28%), 감기예방(25%), 성장(23%), 식욕증진(14%), 체력강화(7%)를 위해 홍삼을 복용시킨다고 답했다. 절반 이상은 자녀에게 2개월 이상 홍삼을 장기 복용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홍삼을 복용한 뒤 나타난 부작용으로는 비만, 땀을 심하게 흘림, 아토피 및 가려움, 소화불량 등이 있었다.

이창원 아이누리 대표원장은 “인삼은 몸에 열이 많은 사람한테 좋지 않은 반면 홍삼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면서 “홍삼은 인삼의 독성을 줄이고자 열을 가해 찐 것이지만 인삼의 본래 따뜻한 기운이 남아 있어 뜨거운 체질의 환자가 홍삼을 복용하면 인삼과 비슷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황민우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사상체질과 교수는 “홍삼이나 인삼은 사상체질학적인 관점에서 소음인 체질에 주로 처방되는 것”이라며 “홍삼이 면역력을 증가시켜 신종플루를 예방한다는 것은 그다지 근거가 없으므로 평소 건강관리를 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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