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옥쇄작전

  • 입력 2009년 10월 9일 02시 58분


○ 목진석 9단 ● 최원용 7단
본선 3국 7보(103∼134) 덤 6집 반 각 3시간

흑은 일거에 뒤집어야 한다. 조금씩 이득을 봐 따라붙을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 강력한 한방으로 백을 꺼꾸러뜨려야 한다. 최원용 7단은 한 방을 터뜨릴 만한 곳을 찾아본다. 단단한 백 모양에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중앙 백돌만 100% 살아있는 형태가 아니다. 최 7단은 고개를 흔든다. 이 돌을 잡을 수 없다는 건 그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비벼볼 언덕이 이곳밖에 없으니 최 7단은 흑 9, 11, 15로 후방을 차단하며 기회를 엿본다.

흑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목진석 9단은 때가 무르익었다고 보고 백 16으로 칼을 뽑는다. 슬슬 물러서도 괜찮지만 지금 끝내겠다고 나선 것. 흑 21로 참고도 흑 1에 둬도 백 10까지 안되는 건 마찬가지.

최 7단은 흑 23으로 한 번 더 버틴다. 정상적이라면 당연히 우변 대마를 보강해야 한다. 중과부적의 상황에서 옥쇄를 각오하고 쳐들어간 것. 물론 백 26으로 흑 대마가 백의 포위망에 갇히는 것은 각오했을 것이다.

흑 27, 29는 유일한 구명줄. 하지만 썩은 동아줄이다. 설사 이 줄이 끊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데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최 7단은 백 34의 팻감을 보고 돌을 던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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