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1930년대의 ‘신여성’은 근대성 모방 욕망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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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17일 0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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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성, 근대의 과잉/김수진 지음/510쪽·3만 원·소명출판

1920, 30년대는 유학생 출신의 여성 지식인이 등장하고 첫 여성 중등교육 세대가 탄생한 시기였다. ‘신여성’ ‘신여자’ ‘신가정’ ‘여자계’ 등 각종 잡지도 발행돼 신여성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났다. 저자는 잡지에 실린 기사와 투고, 신문기사를 통해 ‘신여성 현상’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됐는지 밝힌다.

저자는 실제로 근대교육을 받은 여성은 극소수였던 데 비해 신여성 논의는 지나치게 과열됐다고 분석한다. 그 배경은 식민지 조선에서 무기력한 조선을 상징하는 ‘구여성’을 계몽하는 주체로 ‘신여성’이 탄생한 데 있었다. 남성성과 여성성의 경계에 대한 도전에서 출발했던 서구의 신여성 현상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당시 조선 신여성에는 세 가지 범주가 있었다. ‘신여자’는 남성 지식인들과 함께 조선사회를 문명화시킬 주체였다. ‘모던걸’은 일종의 ‘껍데기 신여자’로 근대문물을 무조건적으로 모방하는 여성을 가리켰다. ‘양처’는 남편을 내조하는 전통적 아내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개념이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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