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 미국사/대너 린더만, 카일 워드 엮음·박거용 옮김/512쪽·2만2800원·이매진
“다른 나라 사람들은 우리를 어떻게 보는가?”
미국의 역사학자와 문헌학자가 이런 물음에 대답하고자 다른 나라 역사 교과서들을 연구해 책 한 권으로 엮었다. 직접적인 계기는 2001년 9·11테러였지만 ‘비교역사학’ 연구 방법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멕시코 역사 교과서는 “19세기 아메리카에서 미국이 저지른 간섭과 침략을 간단히 설명하는 데도 몇 쪽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질타한다. “노예로 팔린 사람들 중 많은 수가 지적이며 독립심 강한 남녀였다.…지배자들이 그런 사람들을 위협으로 여겨 제거했다는 추측이다”라고 쓴 나이지리아 교과서는 노예무역의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단지 진실에 가까이 가기 위해서만 ‘다른 편’의 시각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래전부터 침략전쟁을 준비해온 미제 침략자들과 그 앞잡이놈들은 1950년 6월 25일 새벽 공화국 북반부에 대한 침공을 개시하였다”라고 쓴 북한 교과서는 국가권력 앞에 진실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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